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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톺아보기] 한은이 금리 내렸는데, 이제 집 사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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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톺아보기] 한은이 금리 내렸는데, 이제 집 사도 되나요?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4.10.15 1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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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사진 픽사베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사진 픽사베이]

“기준금리가 드디어 내려갔습니다. 이제 집값이 어떻게 되는 거냐고 관련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파트 담보 대출 금리는 당분간 내리지 않을 거라고 하고,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거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일산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의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지만, 대출 금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금리는 원래 기준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함께 내려가야 하지만, 현재는 대출금리를 하향 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11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 2021년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인상을 시작한 지 3년 2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하 자체로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한은의 통화 정책 기조가 바뀌었지만, 은행 대출 금리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한국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국 기준금리 추이. [자료=한국은행]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이에 연동되는 시장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대출 금리도 내려가는 게 맞지만, 금융당국이 가계부채가 불어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대출 규제를 강하게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의 향방은 부동산 시장 전체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현재도 고금리 체계가 유지되고 있어, 무주택자가 돈을 빌려 집을 사는 게 쉽지 않다.

그런데도 금리가 내려가긴커녕 주요 은행은 지난 7~8월에 22차례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고, 최근엔 또다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는 상황이다.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하반기까지는 거래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도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가계부채가 이번 기준금리 인하를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금도 부동산 관련 가계부채는 상당히 많다. 지난 9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96조8000억원)이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 8월(8조2000억원)보다 축소됐지만, 여전히 경제에 부담이 크다.

부동산 매매가격 지수변동률. [자료=한국부동산원]
부동산 매매가격 지수변동률. [자료=한국부동산원]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적은 서민의 경우 금리가 높은 제2금융으로 밀려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이 됐다. 금융당국은 오는 15일 보험사·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 금융사·협회 관계자들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제2금융권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액이 올해 안에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자,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시행으로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이 줄었지만 주택매수 심리가 확실히 가라앉았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스트레스 DSR 2단계 규제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를 말한다.

여전히 서울 아파트값은 2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앞으로 기준금리가 더 큰폭으로 낮아져 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낮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기준금리 3.25% 유지’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이벤트가 이미 워낙 앞서 반영됐고, 인하에도 시장금리가 더 내려갈 만한 추가 요인은 크게 없어 보인다”면서 “금융권도 투기 수요는 잡고 실수요 위주의 대출 심사 강화하는 추세라서 지금과 같은 관망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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