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서학 개미’들이 뉴욕증시에서 가장 많이 투자하는 기업 중 하나인 테슬라. 최근 테슬라의 주가 상승 흐름이 심상치 않다. 11월 22일 기준(현지 시간) 테슬라의 주당 주가는 352.56달러다. 불과 1개월 전인 10월 24일 이 회사 주가는 260.48달러였는데, 무려 35.3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 주당순이익 0.72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문가 예상치 0.58달러를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하긴 했지만, 실적이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보긴 어렵다. 사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는 오랜 부침을 겪었다.
특히 지난 10월 테슬라가 신성장동력인 로보택시를 공개한 뒤 매도세에 휩쓸려 미국 시가총액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사이 서학개미들도 인공지능(AI) 혁명의 최대 수혜주가 된 엔비디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면서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렸다. 실제로 상반기 외화주식 보관금액 1위는 엔비디아였다.
그러던 테슬라의 주가가 상승세를 탄 건 도널드 트럼프의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CEO는 트럼프의 유세를 든든하게 지원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에 ‘올인’해 트럼프 캠프에 1억30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머스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자타공인 최고 실세로 꼽힌다. 미 대선 중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활동을 적극 도와온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때도 배석했다.
당선인과 해외 정상 간 통화에 기업인이 배석하는 건 드문 일이다. 지난 16일엔 트럼프 당선인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UFC 대회를 예고없이 관람했는데, 이때도 머스크 CEO와 함께 자리했다.
이미 중책도 맡았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와 함께 차기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으로 낙점됐다. 공교롭게도 이 부서의 약칭은 머스크가 옹호하던 밈코인인 도지(Doge)코인과 유사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그의 역할론이 더 커지고 있다.
정부효율부가 내각 조직이 될지, 정부 자문기구로서 활동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미국 현지에선 머스크가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는 트럼프의 사저가 있는 플로리다주에 머물며 요직 인선에도 간여하고 있다. 외신에선 머스크를 두고 트럼프의 ‘퍼스트 버디(first buddy)라는 표현도 쓰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오르는 것도 그가 운영하는 회사들에도 호재가 될 거라는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미국 제조업 지원 확대가 테슬라의 수익성과 성장 잠재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 속에 테슬라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 인하가 현실화할 경우, 테슬라는 자율주행, 에너지 저장, 혁신적인 인프라 확장에 필요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역시 테슬라엔 악재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다.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폐지되면 전기차 가격을 내려야 하는데, 일부 업체들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감산을 하면서 테슬라의 경쟁력만 더 커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좋은 테슬라는 차량 가격을 내릴 여유가 있어 경쟁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거다. 이렇듯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테슬라의 성장을 촉진하는 강력한 동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