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무주택자들의 고민은 딱 하나다. 언제 집을 사는 게 좋은가. 특히 올 하반기 전세 만기를 앞둔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경우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안엔 쉽지 않다. 정부는 지난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본격 시행했다.
더구나 최근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부동산 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은 물론 같은 서울 안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건설사 간, 아파트 브랜드 간, 부동산 상품 간 양극화 현상도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은 집 사기 좋은 타이밍이 올까. 집값의 흐름을 보면 그럴 수도 있다. 지난 21일 한국부동산원이 ‘11월 3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발표했다.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변동률을 기록했다.
지난주엔 0.00%였는데, 이번엔 하락했다. 전국 집값이 내린 건 지난 5월 2주 이후 27주 만이다. 수도권(0.03%→0.01%)은 상승 폭이 줄었고, 지방(-0.03%→-0.04%)은 하락 폭이 커졌다. 정부의 주택 대출 규제가 본격화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서울 집값이 0.06% 올랐다는 점이다. 전주의 오름폭을 유지했다. 서울 집값은 35주째 오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남구(0.15%)와 서초구(0.11%), 용산구(0.11%), 종로구(0.10%) 등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역세권·신축 등 인기 단지는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 거래가 포착됐다”면서 “그 외 단지는 대출 규제에 따른 관망세 확산과 매물 적체가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6.0포인트 내린 110.1로 집계됐다.
부동산 소비자심리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소비자의 행태 변화 및 인지 수준을 0~200의 숫자로 수치화한 것이다. 수치가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 95~115 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이면 상승 국면으로 본다.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가 보합 국면에 접어든 건 지난 7월(120.9) 이후 4개월 만이다. 수도권도 마찬가지였다. 전월 대비 8.0포인트 하락한 113.1로 6개월 만에 보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서울은 117.7로 상승 국면을 가까스로 유지했으나 직전 9월(125.8)보다 8.7포인트 하락하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의 주택 매매 소비심리는 올 들어 꾸준히 상승하며 지난 7월 140.6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내림세로 돌아섰다.
시장 상황은 이런데,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올려주고서라도 더 세입자 생활을 이어갈지, 아니면 대출을 받아 이참에 매매할지가 고민이다. 일단 집값 상승세가 꺾이면 무주택자가 집을 살 때 부담을 덜 수 있다. 문제는 대출이다.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를 은행권에 주문하면서, 막히는 대출이 늘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대출 절벽으로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은 굳이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각 시중은행의 상황은 영업점 별로 각각 다르기 때문에 실제로 대출을 실행할 때까지의 변수가 많다”면서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대출 절벽이 최소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 대출 문은 갈수록 좁아진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다시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의 ‘2025년 부동산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국내 부동산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스트레스 DSR 단계별 확대, 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 등으로 수요자의 차입여력은 축소되나 공급 부족 우려로 매수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내년 공급 부족의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 위축으로 2022년 이후 착공물량이 감소된 것이 내년 준공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실제로 향후 3년간 입주 물량을 보면 2025년 10만5774가구, 2026년 6만6838가구, 2027년 6만2048가구 등으로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한다.
특히 이러한 영향은 수도권에 집중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풍부한 수도권에서 입주 물량 감소폭이 커 매수자가 체감하는 공급 감소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