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방송인 케일린 신)
10월 말 주말이 되면 이태원 거리는 다양한 분장을 한 인파로 북적거린다. 어린이 집, 유치원, 초등학교에서도 분장하는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영화나 미드를 통해 아이들을 분장을 하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사탕을 받는 모습도 많이 봤다. 이런 할로윈의 풍습은 지금의 아일랜드와 영국, 그리고 프랑스 북쪽에 살았던 고대 켈트족의 Samhain이라고 불리는 축제에서 유래했다.
Samhain은 주로 인간의 죽음이 연상되는 추위가 시작하는 겨울 문턱에 행해졌다. 10월 마지막 날 이승과 저승의 경계선이 희미해져 죽은 자가 이승으로 돌아온다고 믿었다. 그래서 모닥불을 피워놓고 분장을 해 귀신을 쫓았다고 한다.
수 세기가 지난 8세기가 돼서 교황 그레고리 3세는 11월 1일을 모든 성인(聖人)을 기념하는 날로 정했다. 그리고 이 날을 All Saints Day라고 불렀고 이 날은 Samhain의 전통 몇 가지를 이어 받았다.
All Saints Day는 All-hallows 혹은 All-hallowmas라고도 불렸는데 hallow는 saint와 마찬가지로 영어 고어로 성인(聖人)이라는 의미의 단어다. 지금은 그런 의미로 사용되지 않지만 Halloween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Halloween은 All Hallows Even이라는 표현이 줄여진 말이다.
Even은 지금의 eve와 같은 의미로 중요한 날의 하루 전 날을 뜻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하루 전날을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부른다. All Hallows Even이 줄여져서 Halloween이라고 현재 부르는데, 비록 유럽에서 시작된 전통이지만 미국으로 건너와서 훨씬 더 화려한 기념일이 되었다.
미국에 처음 할로윈이 건너왔을 때는 사람들이 둘러 앉아서 귀신 이야기도 하고 장난을 치곤 했다. 하지만 19세기 말에 아일랜드 지역에서 미국으로 대거 이민자들이 오자 할로윈이 전국적으로 퍼지게 됐다. 분장을 하고 각 집을 돌아다니면서 사탕을 달라고 하는 문화도 미국에서 시작됐다.
사실, 1년 동안 미국에서 판매되는 사탕양의 1/4이 할로윈을 위해 판매된다고 한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Trick or treat”라고 하는데, 사실 이 표현은 “내가 당신한테 장난칠까요 아니면 맛있는 걸 주시겠어요?”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실제로 사탕을 안 주거나 혹은 평소에 안 좋아했던 사람의 집에 달걀을 던지고 휴지를 던지는 등의 기물 파손 행위가 증가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 적이 있다. 장난의 도가 지나쳤다.
하지만 지금은 크리스마스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기념일로 아이들과 늙은 호박을 파 내 Jack O’Lantern도 만들고 아이들은 간식과 사탕을 당당하게 얻으면서 돌아다닐 수 있는 날이 됐다.
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이태원 거리에서 분장한 사람을 보지만 미국에 가면 이 날 분장하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거의 모든 지역에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뱀파이어나 좀비가 지나가도 놀라지 말길!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