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김용훈 칼럼니스트)
수학여행 학생들을 싣고 가던 세월호의 갑작스러운 사고 소식은 언론을 통하여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의 사진과 구조되는 학생들 그리고 점점 물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배의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그런데 언론의 지나친 보도열이 현장을 왜곡하고 있다.
발 빠른 구조가 안 되서 애가 끓고 있는 가족들의 고려는 전혀 하지 않는 것인지 사망시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말하고 학교에 찾아가 사망한 학생의 공책을 찍어대었다. 또한 막 사지에서 구조된 학생을 인터뷰하면서 친구가 사망했는지 알고 있냐는 질문으로 학생의 눈에서 눈물을 뽑아냈다. 게다가 사실의 진위를 확인해 보지도 않고 유령의 인물을 현장투입 잠수부로 인터뷰하여 허위사실을 듣게 만들어 가뜩이나 민감한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혼란을 주었다.
생각보다 길어진 사고로 정규방송프로그램은 스톱되었고 어떻게든 시간을 채워야 하니 반복적인 내용의 보도를 내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내용이 될 만한 것들을 싹싹 긁어서 어떻게든 자극적으로 보도를 하려고 하니 무리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사실의 전달은 물론 중요한 일이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예상되는 상황을 전달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는 것도 좋다. 그런데 지나치게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내용으로 시청자를 현혹하는 방송은 스스로 제어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
지나친 속보 경쟁으로 자극적인 단어의 사용은 물론이고 정부의 공식발표는 물론 중앙대책본부에서 내보내는 모든 내용을 지체 없이 전달하려다 보니 오보에 오보가 연속되는 해프닝도 연출했다. 현장의 모습도 각종 SNS를 통한 모습도 자료의 출처가 다양하다보니 앞뒤 재볼 것도 없이 바로바로 기사화해서 오히려 언론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다.
언론은 냉정함을 가지고 사실을 그대로를 전달하는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보도에 감정이 들어가고 이것이 스토리가 되어가면서 무리하게 연출이 되다보니 왜곡도 되고 피해자도 만들어지게 되었다. 사실을 전달하고 사건의 본질을 캐내는 일이 뒷전이고 말초적 단어에 감정선을 자극하는 것이 본질이 되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천편일률적인 보도행태에서 JTBC 손석희 아나운서의 뉴스진행이 돋보였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였다. 30여년의 방송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그는 재난보도일수록 사실에 기반하며 신중해야한다 것과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구조를 기다리는 학부모와의 인터뷰에서는 조심스러운 그의 입장과 사실을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이 그리고 감정의 절제가 보여 자극적인 단어나 연출을 사용하지 않고도 시청자들에게 충분한 울림을 주었다.
차분한 인터뷰 속에 현장의 상황도 전달되었고 무엇이 잘 못되고 있는지도 알게 하였고 학부모들의 입장은 무엇이며 바라고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있었다. 연륜과 경륜은 노련함과 함께 격정 속에서도 냉정을 끌어내어 언론의 본래 목적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게 하였다. 지상파 방송 및 기타의 흔들렸던 언론들은 본래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고민으로 한 차원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