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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불볕더위에 양산 찾는 남자들 “눈치 보지 말고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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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불볕더위에 양산 찾는 남자들 “눈치 보지 말고 쓰세요”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8.06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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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용 소품 인식 탈피…미용·건강 생각하는 남성들 늘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남성들도 양산을 쓰기 시작하며 작고 가벼운 고기능 양산의 매출이 늘어났다. [사진=픽사베이]

여름의 초입부터 더위의 기세가 심상치 않더니 연일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35도를 웃도는 요즘 같은 날씨는 따가운 볕이 내리쬐면서 자외선이 무척 강하기 때문에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덧바르고 모자나 선글라스, 양산 등을 챙기는 게 좋다. 특히 직사광선이 바로 내리쬐는 오후에 외출할 때는 꼭 양산을 써서 햇빛을 바로 쐬지 않게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는 양산이 여자들의 전용물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남성들에게도 주목받으며 필수템이 되고 있다.

“男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내가 필요하면 쓰면 된다”

자외선 주의보에 ‘남자가 양산을 써도 될까요’라는 글이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외선차단제만으로는 역부족인데 양산 쓰면 이상해 보일까요?”라는 질문에 “남자들이 양산을 쓰는 것은 이상하다”, “일본에서는 많이들 쓴다던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그렇다”, “양산을 쓰는 남자는 남자가 아닌 것 같다”,라는 의견과 “이렇게 더운데 아무도 신경 안 쓸 것 같다”, “남성들도 피부에 신경을 쓴다면 꼭 쓰고 다녀야 한다” 등의 다양한 반응이 엇갈렸다.

햇빛을 가리는 데는 양산만 한 게 없지만, 그동안 대중적 인식 탓인지 길거리에서 양산을 쓰고 다니는 남성을 찾아보긴 쉽지 않다. 여성들이 쓰는 전유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되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요즘은 “남성들도 햇빛을 가려서 피부를 보호하고 더위를 피하는 것이 뭐가 이상하냐”라는 의견도 많이 있다.

이어 “요즘같이 강한 자외선을 직접 쐬면서 다니면 열사병 걸리기 딱 좋다”라며 “다른 사람 눈치 보지 말고 내가 필요하면 쓰면 된다”라는 의견들이 많다. 이렇게 남성들도 양산을 쓰기 시작하며 작고 가벼운 고기능 양산뿐만 아니라, 남녀 겸용 양산도 매출이 늘고 있다.

우산과 양산 두 가지 기능이 있는 우양산을 구매율 높아

남성들은 “햇빛이 강한 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 보다 양산을 쓰는 것이 더 편하다”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남성 직장인 장모(29)씨는 요즘 출근할 때 항상 양산을 챙긴다. 장마철 챙겨 다니던 우산으로 너무 더운 날씨 햇볕을 막았던 것이 편하게 느껴져 아예 자외선 차단 기능을 갖춘 양산을 따로 장만했다. 처음에는 눈치가 보여서 양산으로 얼굴을 가리며 다녔는데 양산을 쓰는 남성들이 몇몇 보이기 시작하며 당당하게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는 “요즘은 그냥 ‘덥다’라는 말로는 더위를 표현하기 부족하다”라며 “출퇴근할 때도 너무 땀이 많이 나고 더워서 지친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선배가 출퇴근 시 양산을 쓰고 다니는 걸 보고 처음에는 비웃었는데 우연히 햇빛이 너무 강한 날 우산으로 햇빛을 가렸더니 한결 더위를 피할 수 있어서 그때부터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라며 “남자가 양산 쓴다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눈치 안보고 그냥 쓰고 다닌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양산이 여성용 소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제 고정관념이 됐다.

직장인 오모(30)씨는 “얼마 전 중요한 미팅이 있어서 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스콜성 비가 강하게 내렸다”라며 “장대비가 쏟아져 양복이 다 젖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를 맞으면서 편의점을 뛰어 들어가 우산을 사서 나왔는데 우산을 쓴지 5분 만에 비가 그치며 햇빛이 쨍쨍 내리쬈다”라고 전했다.

그는 “폭우가 쏟아지다가도 몇 분 뒤면 해가 쨍쨍한 도깨비 장마가 이어져 우산과 양산 두 가지 기능이 있는 우양산을 구매했다”며 “선크림을 바르면 얼굴이 미끈거리고 옷에도 묻는데 양산은 그런 불편함 없이 쓰면 즉시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외선 차단’ 양산 쓰는 남성 해마다 늘어나 

전문가들은 “폭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선글라스와 모자, 양산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골프를 좋아하는 송모(60)씨도 “요즘같이 뜨거운 날에는 양산을 쓰고 안 쓰고 가 천지 차이”라며 “시원한 건 당연하고 얼굴도 덜 탄다”라며 “햇빛 알러지가 있어서 너무 강하게 자외선을 쬐면 피부에 좁쌀 같은 것이 올라와 가려운데 양산을 쓰고 나서부터는 한결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아예 ‘남자 양산 쓰기’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환경성이 2019년 여름 폭염에 따른 열사병 대책의 일환으로 남자도 편하게 양산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아버지의 날’에 아버지에게 양산을 선물하는 운동을 전개한 것이다. 이처럼 양산에 대한 남성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네이버 검색량도 늘어났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쇼핑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체 연령의 남성이 ‘양산’을 클릭한 횟수는 지난 5월 1일에 비해 지난달 15일에 6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을 찾는 남성이 늘어난 것은 피부 미용·건강에 대한 남성의 관심이 커진 동기도 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자외선을 차단하는데 남녀 구분이 어디 있겠느냐”라며 “요즘 같은 강한 햇빛은 노화를 촉진하고, 피부 탄력을 빼앗아 기미 주근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지 말고 피부 미용을 위해서라도 자외선은 꼭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폭염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선글라스와 더불어 모자나 양산을 함께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조언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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