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나이가 들수록 혼자 사는 삶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종종 해요.”
‘1인 가구’ 증가세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여성들은 결혼에 대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 인생의 목표는 아니며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혼자 사는 2명 중 1명 정도가 빈곤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성 1인 가구 빈곤율이 남성보다 높고, 나이가 많을수록 가난한 경우가 더 많았다. 청년층이라고 다르지 않아, 5명 중 1명이 빈곤한 상태로 파악됐다.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시점에서 빈곤율이라는 것이 단지 개개인의 사회적 고립만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정책 차원의 고민과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인 가구 느는 것 중 하나는 여성들의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
1인 가구는 혼인·부양에 대한 가치관 변화에 따라 빠르게 늘어 지난해 12월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 1인 가구는 716만 6,000가구로 직전년보다 7.9%(52만2,000가구) 증가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가 2005년 20% 수준이었던 게 2021년 역대 최고치인 33.4%로 올랐다. 통계청은 2050년 1인 가구 비중이 39.6%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부 이모(42)씨는 “10년 넘게 직장 생활했는데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라며 “앞으로는 그냥 누구의 엄마로서의 역할만 있을 것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100세 시대라고 말하는데 앞으로 50년을 사회생활 없이 집안일만 한다는 건 나에게 주어진 형벌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회에서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3년 동안 만나온 사람이 있는데 결혼 얘기를 하다 보면 가치관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다라든지, 이유식은 꼭 엄마가 해서 먹여야 아이가 건강하다라는 말을 할 때면 ‘내가 아이 낳고 키우려고 여태껏 공부하고 노력하며 살았나’싶다”라고 밝혔다.
그는 “물론 아이를 낳는다면 엄마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지만 모든 걸 엄마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1인 가구 빈곤율 47%…전체 인구 빈곤율 3배
이런 가운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2년 빈곤통계연보’에 따르면 1인 가구 빈곤율이 47.2%로, 2020년 전체 인구의 가처분소득 기준 상대 빈곤율(중위소득 50% 이하 비율) 15.3%와 비교해서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은 개인 소득(근로·사업·재산·공적이전소득) 가운데 세금과 보험료 등을 제외하고 소비와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1인 가구 빈곤율은 2016년 54.0%에서 2017년 52.1%, 2018년 52.7%, 2019년 51.8%를 기록한 후 2020년 50% 이하로 내려왔다. 1인 가구 빈곤율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또 남성보다 여성이 높았다. 65세 이상 독거노인 빈곤율은 72.1%로 10명 중 7명이 빈곤상태로 나타났다. 2016년(78.4%)과 비교해 6.3% 포인트(p) 낮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비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빈곤율이 높아, 1인 가구 가운데 중년층(50~64세) 빈곤율이 38.7%로 장년층(35~49세·19.5%), 청년층(19~34세·20.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성별로 보면 여성 1인 가구 빈곤율(55.7%)이 남성(34.5%)보다 훨씬 높았다.
‘결혼하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불리하다?’
혼인·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지난해 초혼 건수는 16만7000건으로, 2000년 대비 38.6% 급감했다. 출산율은 역대 최저치인 0.84명을 기록했다. 특히 20대 후반 출산율이 20년 전보다 119.7명 감소했다. 2020년 맞벌이 가구의 하루 평균 가사시간(가정관리+돌보기)은 여성이 남성보다 2시간 13분 더 많았다.
여성 외벌이 가구도 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이 더 길었다. 맞벌이 가구의 여성 가사시간은 3시간 7분으로 남성의 가사시간(54분)보다 2시간 13분 더 많으며, 성별 차이는 5년 전보다 19분 감소했다. 남편 외벌이 가구의 경우 여성은 남성에 비해 4시간 48분을, 아내 외벌이 가구 여성의 경우도 남성 보다 37분 더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오모(35)씨도 “지난해 아이를 낳고 현재 육아휴직 중인데 복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나름 전문직인데 아이 낳고 일을 관둬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니 우울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결혼하고 나면 여성들이 포기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