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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별세…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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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별세…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재조명
  • 민소진 기자
  • 승인 2016.01.16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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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 피부암 진단받고 투병…정제계 애도행렬 줄이어

(시사캐스트, SISACAST= 민소진 기자)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등으로 널리 알려진 신영복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가 향년 75세의 나이로 지난 15일 별세했다.

신 교수는 지난 2014년 희소 피부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으며,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지난 오후 9시30분 서울 목동 자택에서 운명했다.

1941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그는 1963∼1965년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66∼1968년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있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됐다.

이어 1988년 광복절 특별 가석방으로 20년 만에 출소한 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출간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수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한과 고뇌를 230여 장의 편지와 글에 담아 삽화와 함께 실어 화제가 됐다.

그의 저서는 수많은 이의 가슴에 깊은 감동을 주며 큰 인기를 끌었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출간 10년과 출소 10년을 맞은 1998년, 더욱 새로워진 형식과 내용으로 재출간됐다.

또한 고인이 옥중에 있을 때 출간됐던 기존 책은 1976년 2월의 편지부터 실렸으며, 재출간된 책에는 '청구회 추억' 등 1969년 남한산성육군교도소에서 기록한 글들,1970년대 초반 안양·대전교도소에서 쓴 편지들까지 누락 없이 완전한 모습으로 담겼다.

이와 함께 그가 교도소에서 그린 그림, 하루 두 장씩 지급되는 휴지와 비좁은 봉함엽서 등에 철필로 깨알같이 박아 쓴 일부 편지의 원문을 그대로 살려, 저자의 입장이 더욱 잘 드러났다는 평을 받았다.

신 교수는 이후 '엽서'(1993) '나무야 나무야'(1996) '더불어 숲' 1·2(1998)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2004) 등 깊은 사색과 폭넓은 사상이 담긴 책을 펴냈으며, 특히 '엽서'는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20년 동안 수감돼 있으면서 고인이 보냈던 감성적이고도 지성적인 편지들을 그대로 영인해 묶은 책이다.

'나무야 나무야'는 20년을 복역 후 가석방된 그가 전국의 사연 있는 곳을 두루 답사하면서 느낀 점들과 국토와 역사에 대해 사색한 24편의 글에 그림, 사진을 곁들여 엮은 책이다.

그는 2006년 성공회대에서 정년퇴임한 후에도 석좌교수로 강의를 계속했으며, '신영복 함께 읽기'라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했으나 2014년 암 진단을 받으면서 그해 겨울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을 떠났다.

지난해 4월에는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라는 부제를 단 '담론'을 펴냈으며, "앞으로 강단에 서지 못하는 미안함을 이 책으로 대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신 교수의 장례는 성공회대 학교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유족으로는 부인 유영순(68)씨와 아들 지용(26)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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