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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비자금 조성의혹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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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비자금 조성의혹 수사
  • 윤진철 기자
  • 승인 2011.08.13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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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우조선 협력사 비자금 조성의혹 수사

서울중앙지검은 조선업 관련부품 제조업체인 O사가 대우조선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대우조선의 협력사인 O사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잡고 10일 이 회사를 전격 압수 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경남 거제에 있는 이 회사 사무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업무일지, 자금 담당부서의 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압수했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곳은 대우조선에 선박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업체와 관련회사, 그리고 임직원들의 자택 등 모두 10여 곳이다.

검찰은 조선업 관련 부품 제조업체인 O사가 대우조선과 납품이나 시설공사 수주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 `납품비리'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O사 대표 이모씨 등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여 이 회사가 최근 대우조선 등과의 납품이나 시설공사 수주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자금이 몰래 빼돌려진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500여억원 중에 얼마나 비자금으로 조성됐나

검찰은 O사가 2004∼2008년 대우조선에서 지급받은 선수금 500여억원 가운데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과 사용처 등을 조사하는 중이다.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해 회사의 자금거래 내역을 확인한 뒤 자금 관리에 관여한 임직원을 상대로 비자금의 존재와 조성 방법, 규모, 사용처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한 기업이 통상 비자금을 조성할 때 비용을 과다 계상하거나 이익을 과소 계상하는 방식을 동원한다는 사실에 착안, 수사 대상 회사들의 현금 보유 현황과 매출ㆍ매입 내역도 조사 중이다.

매출 부문에서는 선급금(거래처에 미리 지급하는 돈)이나 가지급금(업무와 관계없이 출자자ㆍ임직원 등 특수관계자에게 빌려주는 돈), 판매관리비 등을, 매입에서는 선수금(거래처로부터 미리 받는 돈)이나 가수금(특수관계자로부터 빌리는 돈) 등의 유출입 과정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회사가 다양한 형태로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압수 수색한 자료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른 시일 안에 압수물 분석을 끝내고 O사 임직원 등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작년 10월에는 하도급업체에서 납품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거액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대우조선의 전무 2명을 구속기소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O사의 비자금 입출금 과정에서 혐의가 나오는 것은 다 조사해보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확인할 것이며 현재는 O사가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부분을 확인 중이며 이후 더 나아갈지 여부는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끝나야 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졌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이 급속히 제기되고 있다. 불거지는 의혹 제기에 대우조선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반박하면서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연임로비 의혹의 핵심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3월 취임한 남상태 사장이 이명박 정부의 실세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네고 2009년 2월 연임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의 대주주는 산업은행이어서 사실상 정부가 사장 임명권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참여정부 때 선임된 기관장의 상당수가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났고, 남 사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처남인 김재정씨의 친구로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와도 친분이 있으며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과 처남, 매제 사이인 점 등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다.

검찰은 O사가 대우조선으로부터 받은 거래자금의 일부를 비자금으로 조성해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의 연임 로비에 썼다는 의혹도 함께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져 연임 로비 의혹도 수사에 본격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검찰에 대한 수사 외압설과 현 정권 실세의 연계설까지 꼬리를 물면서 거대한 권력형 게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확대되는 MB정권 실세 연루설

남 사장의 로비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천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이자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실세 기업인으로 통한다. 그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남 사장은 2009년 2월 연임에 성공했는데 참여정부 때인 2006년 3월 대표이사에 오른 남 사장이 정권이 바뀐 뒤에도 연임에 성공한 것을 두고 당시에도 뒷말이 무성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은 사실상 정권이 사장 임명권을 쥐고 있는데, 참여정부 때 임명된 기관장 대부분이 정권이 바뀐 뒤 옷을 벗은 것과 대조됐기 때문이다. 또한 천 회장의 자녀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남 사장의 연임 로비 연관성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됐다. 남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해 검찰은 현재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검찰의 묵묵부답에도 불구하고 의혹은 걷히지 않고 있다. 오히려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정황을 파악해 놓고도 외압을 받아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외압설’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영포회’ 간부도 관련됐다는 의혹 제기

대우조선에는 현 정권의 또 다른 실세의 측근과 최근 민간인 불법사찰로 여론의 표적이 된 ‘영포회’ 간부가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강기정 의원에 따르면 2008년 9월을 전후해 한나라당 당료 출신 3명이 대우조선 상임고문으로 들어왔는데, 이들 중 한 명은 남 사장과 정권 실세를 연결해준 인물이고, 다른 한 명은 민간인 사찰 의혹에 휘말린 ‘영포회’ 간부라는 것이다. 또 다른 상임고문 한 명은 이명박 대선캠프와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인사라고 한다. 재미블로거 안치용씨의 블로그에는 이 대통령과 남 사장이 같이 찍은 사진, 현 정권 실세 정치인과 대우조선 상임고문 중 한 명이 함께 찍은 사진 등이 올라와 있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치권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지난 2일 법무부에 보낸 서면질의서를 통해 남 사장 출국금지 여부, 수사 진행 상황, 외압에 따른 수사 중단설 등에 대한 공식 답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산업은행에도 대우조선이 I사에 준 돈의 성격을 묻는 질의서를 보낸 상태다.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남 사장이 현 정권 실세들과 맺고 있는 방대한 인맥 때문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남 사장은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작고)와는 경북중 동창으로 매우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 사장이 김윤옥 여사와 친분이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은 남 사장의 매제다.

이런 이유로 남 사장의 연임 로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곧장 권력형 게이트로 비화될 소지가 다분하다.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이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옥ㅗ 있는 상황이다. 특히 임기가 절반을 넘은 데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후 이번 로비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현 정권에 치명타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비자금과 연임로비 의혹에 펄쩍 뛰는 대우조선

대우조선은 8일 최근 제기된 남상태 사장의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은 남 사장이 협력업체에 선수금을 지원한 대가로 비자금을 건네 받아 정권 실세에 연임을 위한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는 공식 해명자료를 내고 협력업체의 비자금 조성 여부는 자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대우조선은 "일부 보도에서 거명된 정권 실세라는 인사가 자녀 명의로 당사 협력업체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개인적 문제로 회사 측은 주식 보유 경위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우조선은 작년 100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한 세계적인 조선업체로 대외 신뢰도가 가장 큰 자산"이라며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향후 수주 활동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한 “세계적인 조선업체로서 대외적 신뢰도가 영업의 가장 큰 자산이지만 브랜드 가치 하락과 향후 수주 활동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사실과 다른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되고 손실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은 사내보를 통해 남 사장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부인하고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이니 동요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해달라”는 내용의 공지를 띄워 직원들을 다독이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해외지사나 영업망을 통해 소문이 사실인지를 확인하려는 선주들의 문의전화가 크게 늘어 이런 상황을 틈타 경쟁사들에게 밀릴까 전전긍긍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조선산업을 이끈 대우조선의 명암

2009년 2월 남상태 사장이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대우조선은 현재 한국 조선산업을 이끄는 대표적인 조선회사이다. 이 회사는 1973년 대한조선공사가 경남 거제에 착공한 옥포조선소가 모태다. 옥포조선소는 건설 도중 오일쇼크를 맞았고,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된다. 이어 1989년에는 전 세계적인 조선불황에 따른 조선산업 합리화 조치에 따라 1994년 10월 대우중공업에 흡수?합병됐다.

그러나 대우중공업도 1999년 대우그룹이 공중 분해되면서 다시 워크아웃 처분되는 불운을 겪게 된다. 이후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가 되어 조선 전문 독립기업으로 다시 태어났고. 2001년 8월에는 옛 대우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한국 조선산업을 이끌어온 대우조선이 지금 거대한 비자금 게이트의 선체가 되어 암초투성이 속으로의 항해를 하고 있다. 대우조선호의 항로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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