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권지나 기자) 국가적 재난사태인 메르스 위기대응 능력 미숙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사태를 계기로 차기지도자 지지도 순위가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박 시장은 전월 대비 6% 포인트 오른 17%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박 시장이 1위에 오른 것은 지난해 말 조사 이후 6개여월 만이다.
박 시장은 이 조사에서 지난해 7~12월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1월부터는 여야 대표에게 밀리며 3위로 처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가 시민들과 접촉했다는 내용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여는 등 존재감을 부각시키면서 지난달보다 지지율이 6%포인트나 뛰어올랐다.
새누리당 김무성·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나란히 13%로 동률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에 비해 1%포인트 상승, 문 대표는 2%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어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8%로 뒤를 이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6%), 김문수 전 경기지사(4%), 정몽준 전 의원(4%), 이재명 성남시장(2%) 순으로 집계됐다.
'다음 대선에 지금의 여야 대표가 출마한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는가'라는 질문에는 김 대표가 39%, 문 대표가 37%를 기록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33%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58%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갤럽 측은 “지난주 대비 긍정률은 1%포인트 하락하고 부정률은 3%포인트 오른 것으로, 메르스 확산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이 지난주보다 1%포인트 하락한 40%, 새정치연합은 1%포인트 오른 22%를 각각 기록했다.
박원순 시장, 12일 상인들 만나 애로사항 경청
박 시장은 12일 낮 송파구 가든파이브 NC백화점을 찾아 메르스 확산사태로 피해를 입는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차기지도자 선호도 조사결과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당하게 시정운영하는데 그런 식으로 몰아간다”고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4일 밤 긴급브리핑을 갖고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공개적으로 질타하며 서울시 차원의 선제적 대응을 공언해 호평받았다.
그는 “늘 처음부터 얘기하지만 (인기란)하늘에 날리는 깃털 같은 존재”라며 “시정에 방해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번 여론조사에서 자신이 차기 대권주자로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잘못됐다며 이를 제고해달라고 여론조사기관에 건의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검토키도 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이 이날 NC백화점을 찾은 것은 자신이 공개적으로 밝힌 메르스 35번 확진환자의 이동경로에 이곳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백화점 식당가에서 35번 환자가 식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화점 매출액은 현재 절반가량 급락한 상태다.
박 시장은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일일이 경청한 뒤 함께 동행한 변창흠 SH공사(가든파이브 운영사) 사장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6층 매장에서 만난 한 여성 업주는 박 시장에게 “처음부터 경솔하게 말씀하셨다”며 “찬물을 끼얹었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박 시장이 35번 환자의 동선을 공개하면서 이 동선에 속한 자신의 매장에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이 업주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뒤 “저희들이 여러가지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이어 기자들에게 “아주머니께서 절반 매출액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사실 여기 뿐만 아니라 총리대행의 말씀처럼 작년보다 몇십퍼센터가 떨어졌다. 작년에는 세월호 영향이 있었는데 그 때보다 더 안 좋다고 한다. 이것을 모두가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당초 이날 35번 환자가 식사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하려고 했지만 환자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알려지자 일정을 바꿔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마쳤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거기서 식사를 하는 것은 좀 그렇다. 35번 환자가 위중하다고 하지 않나. (내가 식사를 하면)연상이 되고, 서로가 힘들 것 같다. 그래서 바꾸게 됐다”며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