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병을 얻은 근로자들에 대해 법원이 또다시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상덕 판사는 7일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뇌종양으로 숨진 고 이윤정씨 유족과 재생불량성 빈혈을 진단 받은 유명화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 등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벤젠, 포름알데히드, 옥사이드에틸렌 등 유해 화학물질과 주야간 교대근무 등 작업환경상 유해요소들에 지속적·복합적으로 노출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씨 등은 재직기간 동안 3교대 또는 2교대로 주야간 교대근무 및 1일 12시간까지의 연장근무를 해 피로가 누적되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이런 업무상 유해요소와 질병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6여년간 삼성전자 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2003년 퇴직한 후 2010년 5월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뇌종양이 산재라고 보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했지만 거절당하자 2011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씨는 소송 진행 중이던 2012년 5월 숨졌다.

 

유씨 역시 이씨와 같은 곳에서 근무하다 입사 1년만에 재생불량성 빈혈을 진단 받고 2003년 퇴직했다.

 

유씨 역시 공단이 질병 발병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자 이씨와 함께 이 사건 소송을 냈다.

 

앞서 서울고법은 삼성반도체 공정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발병으로 숨진 근로자 고 황유미씨와 이숙영씨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