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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의 편법 기업 인수 의혹…공정위 개선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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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의 편법 기업 인수 의혹…공정위 개선책 시급
  • 최동주 기자
  • 승인 2014.11.07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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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회사는 국내 계열사 지분 인수할 수 없다는 공정위 현행법 악용?
동원시스템즈의 테프팩 인수전에 해외계열사 동원된 이유 ´의문´

(시사캐스트, SISACAST= 최동주 기자)

동원그룹(회장 김재철·사진)이 해외 계열사를 통한 '편법 기업 인수' 도마에 올랐다.

국내 법망은 면했으나 이런 편법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개선책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동원그룹 계열사인 동원시스템즈는 테프팩솔루션 지분 56%를 인수했다.

나머지 잔여 지분 44%에 대해서는 동원그룹 해외 계열사인 스타키스트가 600억, 에스러셀제이차주식회사가 500 억 원이 분담했다.

앞서 동원시스템즈는 지난 8월 테프팩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동원그룹은 당초 계획보다 44% 줄어든 56%의 지분만 인수했고, 이에 따라 인수금액도 2500억 원에서 1400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3개월 만에 인수 계획 내용이 전면 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이 나머지 지분 인수를 해외 계열사가 대신 메워줬다는 점은 의아스러운 대목이다.

동원시스템즈, 재무구조 악화에도 무리한 인수전만?
동원그룹 손자회사가 기업 인수 나머지 지분 감당
공정거래법상 손자회사가 국내 계열사 지분 취득 못해
국내 회사에만 한정된 법망 교묘히 비껴간 꼼수?

동원시스템즈가 인수한 포장지 전문업체 테크팩솔루션은 용기제조기술을 기반으로  캔, 유리병, PET용기를 제조하고 있다.

2013년 기준 매출액은 3500억원, 영업이익은 209억 원을 달성했다.

테프팩을 인수에 동원된 스타키스트는 지난 2009년 동원시스템즈에 편입된 참치캔 제조 업체다.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손자회사로 분류되고 있다.

어쨌거나 동원그룹이 동원시스템즈의 어려운 재무 상태를 고려해 스타키스트를 통해 테크팩을 인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동원시스템즈는 재무 구조에 있어 악화일로에 치달았다.

지난 2008년 건설사업 침체가 심화된 이후 2012년 말 부채비율이 330%까지 치솟는 등 실적 면에서 바닥을 친 것.

다행히 유상증자를 거쳐 유동성을 확보한 뒤 대한은박지를 합병하면서 500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확보하면서 2012년 말 1800억 원 안팎이었던 순차입금도 지난해 말 기준 644억 원으로 감소하는 등 숨통이 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숨 돌리기에는 이르다. 현재 보유한 현금보다 차입한 비중이 더 높은 가운데 부채비율은 89% 증가, 차입금 의존도 940억 원이 증가해 재무 구조 상황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처지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동원시스템즈는 여건을 고려치 않은 대규모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2013년 11월 한진피앤씨 351억원에 인수, △2014년 10월 포장재 업체인 미국계 아르다메탈패키징아메리칸사모아 276억원 인수 등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테크팩 인수 역시 무리한 인수였다는 평가다.

동원그룹이 동원시스템즈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해외계열사를 통해 기업 인수전에 대신 뛰어든 것은 공정거래법을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의 손자회사는 국내계열회사의 주식을 취득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런 점에서 동원그룹의 경우는 공정위 규정이 국내 회사에만 한정돼 있다는 것을 악용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테크팩을 인수한 스타키스트가 해외 회사인 까닭에 불법 행위 제제에서 교묘히 비껴갈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편법 인수 아니냐는 견해가 중론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이와 관련, 성명서를 통해 “이런 편법이 지속되면 지주회사 규제의 근간이 흔들린다”며 “공정거래법에 명시된 내용에 맞게끔 시행령을 개정해 면탈 행위를 광범위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도 지난달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공정위가)해외 계열사까지 파악해 공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일련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동원그룹 측은 모르쇠로 일관하는 분위기다. 관계자는 <시사캐스트>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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