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셋째딸 정윤이 씨와 결별한 개인사 영향 미쳤나
정의선에 냉연사업 주고도 남다른 경영실적 맹활약
남은 임기 2016년까지, 입지 굳힐 가망성은?
(시사캐스트, SISACAST= 윤진석 기자)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의 사의 표명 소식이 날아들었다.
신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지난달 31일 <이데일리>가 단독 보도했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신 사장이 최근 대표이사직을 그만 두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 때문에 1일 열리는 그룹 사장단 회의에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내용이었다.
현대하이스코 측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보는 분위기다. (신 사장이) 지난 29일(금요일)에도 출근해 평소대로 업무를 봤는데 왜 이런 보도가 난 것인지 모르겠다며 적잖이 당황한 눈치다.신 사장은 그러면 어디에 있나. 월요일(1일) 출근은 했나. 이에 대해 현대하이스코 측은 <시사캐스트>와의 통화에서“출근하지 않았다. 공적 업무 차 해외 출장 중이다. 추석 지나서 돌아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해당 소문은 사실무근, 낭설일 뿐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강조점이다.
재계 평가에서 신 사장은‘능력 맨’으로 통했다. 1990년 현대정공 입사 후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1998년 정몽구 현대차그룹의 셋째딸 정윤이 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와 결혼한 데 이어 현대하이스코에 입사해 2001년 임원, 2002년 전무, 2003년 영업본부장 및 기획담당 부사장, 2005년 사장, 2011년 단독 대표이사 등 초고속 승진을 하며 승승장구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동안 신 사장이 보여준 경영실적 또한 괄목할만했다. 사장 임기 초였던 2006년 말 2조7천억원이던 자산총액은 2010년 말 3조3천억 원으로 22% 증가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4조 원 이상으로 성장시키는 저력을 보였다.
신 사장의 사장 임기는 2016년까지이다. 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회사 성장에 맹활약하며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기 때문에 남은 임기까지는 문제없다는 것이 기존의 일반론이다.
반면, 남은 임기가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신 사장의 개인사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 이유에서다.
신 사장은 지난 3월 정몽구 회장의 셋째 딸 정윤이 전무와 결별했다. 한 금융소식 통의 전언에 따르면 이혼을 강하게 요구한 쪽은 정 전무이고, 신 사장은 이혼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이혼 갈등이 심화한 때는 지난해로 알려졌다.
묘하게도 이 시기는 신 사장이 자신이 어렵게 키워낸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문을 현대제철에 넘겨준 때와 겹친다.
현대제철은 그룹의 후계자로 내정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에게 승계될 예정이다. 정몽구-정의선으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 강화를 위해 현대하이스코의 주력사업인 냉연부문을 현대제철에 합병하도록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전체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던 냉연사업을 분할한 결과 신 사장이 이끄는 현대하이스코의 자산은 5조 원가량에서 1조 원대로 줄어들었다. 양호한 실적을 낸 주역은 따로 있는데 알짜배기는 정의선 부회장에게 돌아간 것.
때문에 이혼수순과정과 냉연사업부문 이관 시기로 미루어 짐작컨대 신 사장의 날개꺾기는 지난해부터 차분히 준비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근래 신 사장의 사의표명설이 현대차그룹을 통해 새어나온 것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보는 견해도 없지 않다.
정몽구 회장의 사위 신분을 벗어난 상황에서 남은 임기 또한 좌초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 속에서 이를 반영하듯 '현대차그룹發' 흔들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그러나 현대차그룹 측은 그러나 “(신 사장)소문의 출처를 저희는 알 수 없다. 관련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신 사장은 현대하이스코가 현대차그룹의 내부거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판단아래 중국 등 해외시장의 확장을 통한 글로벌 경영 행보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냉연사업부문을 현대제철에 떼어주고도 실적은 여전히 호조세다. 올 상반기 현대하이스코 매출은 2조1305억 원, 영업이익은 190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동기 대비 2.12%나 올랐다.
결국 이런 이유로 신 사장의 거취는 더욱 종잡을 수 없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현대차그룹이 신 사장의 남은 임기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흔들 수 없는 까닭이 그의 경영 실적에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자발적 사의 표명을 하지 않고서야 명분 없는 흔들기식 사퇴 종용은 비난을 초래할 무리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