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윤진철 기자)
지난 6월4일 실시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무효투표율이 3.1%로 최종집계됐다. 일부 후보들의 선거 막판 후보직 사퇴가 각급선거별로 무효투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미디어과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지 수는 모두 1억5845만2413매였고 이 중 무효투표지는 총 497만7448매로서 무효투표율은 3.1%였다. 이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당시 무효투표율에 비해 0.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무효투표 사유별로는 '어느 후보자란에도 표를 하지 아니한 무효표'가 64.8%, '2개 이상의 후보자란에 표를 한 무효표'가 16.2%, '사퇴후보자란에 표를 한 무효표'가 14.9%였다. 이 3가지 유형이 전체 무효표의 95.9%를 차지했다.
'어느 후보자란에도 표를 하지 아니한 무효표'는 선거인의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할 수 있는 비례대표기초의원선거와 비례대표광역의원선거에서 많았다.
반면 선거인의 관심도가 비교적 높은 시·도지사선거 및 구·시·군의 장 선거에서는 '어느 후보자란에도 표를 하지 아니한 무효표'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지역구기초의원선거에서는 '2개 이상의 후보자란에 표를 한 무효표'가 전체 무효표의 36.2%를 차지해 평균의 2배를 웃돌았다.
이는 중선거구제의 영향으로 선출정수에 해당되는 수 만큼의 후보자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투표방법에 대한 유권자의 정확한 인지가 부족하다는 게 선관위의 분석이다.
투표방법별 무효표를 살펴보면 관외사전투표의 무효투표율이 3.0%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일반투표(3.1%), 관내사전투표(3.4%), 거소투표(8.0%)의 순으로 나타났다.
후보자 사퇴 등이 있는 선거구는 사퇴가 없는 선거구에 비해 무효투표율이 작게는 1.7배부터 크게는 3.3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사퇴후보자가 있는 선거구의 무효투표 중 '사퇴한 후보자에게 표를 한 무효표'의 비중이 가장 컸다.
사퇴후보자가 있는 선거구의 경우 투표용지에 '사퇴'가 기재되지 않은 경우에는 5.3%, 기재된 경우에는 2.6%로 무효투표율이 2배 이상 차이(기초단체장 선거 기준)났다.
투표용지에 '사퇴'가 인쇄돼있음에도 사퇴한 후보자에게 기표하는 현상도 있었다.
후보자 사퇴가 있는 구·시·군의 장 선거에서 사퇴한 후보자에게 기표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 투표용지들 중 9.9%에 '사퇴'가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자가 사퇴하는 경우 다른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선관위는 "무효투표 발생 사유는 선택할 후보자가 없는 경우 올바른 기표방법에 대한 인식부족, 후보자 사퇴사실 인지부족으로 판단된다"며 "어느 후보자란에도 표를 하지 않은 무효표는 후보자 수가 많아 후보자를 선택하기 곤란한 점이나 비교적 관심이 적은 선거에 대한 투표 포기한 점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무효투표의 과다 생산은 행정적·재정적 낭비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무효투표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투표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