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 올여름 유럽 여행을 떠난 A 씨는 출국 전 3만 원대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 여행 2일 차, 관광지 계단을 오르던 중 다리를 다쳐 인대가 파열된 A씨는 즉시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진료비와 X-ray 촬영, 치료비, 약제비 등을 포함해 총 100만 원 미만의 병원비가 청구됐다. 다행히 A씨가 가입한 여행자보험은 100만 원까지 보장이 돼 치료비 전액을 보상받을 수 있었다.
# 한 달 전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난 B씨는 관광지에서 다른 사람과 부딪히며 핸드폰을 떨어뜨려 액정이 파손됐다. 출국 전 2만 원대 여행자보험에 가입한 B씨는 귀국 후 수리를 받았고 사고 접수 후 20만 원의 수리비용을 보상받았다.
최근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11개 손해보험사(메리츠·한화·흥국·삼성·현대·KB·DB·AXA·NH농협·카카오페이·신한EZ)의 국내·해외 여행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182만6424건이다. 이는 지난해 160만5314건을 넘어선 수준으로, 올해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받은 원수보험료는 466억8850여만원이다.
여행자보험은 해외여행 중 발생한 상해나 질병, 비행기 지연, 핸드폰·캐리어 파손 등의 피해를 보았을 때 보험사로부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해외여행 중에 소매치기로 휴대품을 도난당하거나 사고나 질병으로 병원치료를 받는 경우, 항공기 결항으로 인해 피해를 봤을 때 해외여행자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으면 그 피해를 여행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출국 전 해외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데, 여행자보험은 출국 전 공항 또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다.
여행자보험은 단기와 장기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보통 단기여행자 보험은 여행 당일로부터 3개월까지 가능하다. 장기여행자보험은 3개월 이상~1년 이하로 해외 체류기간이 긴 경우에 가입하면 된다. 해외유학이나 해외연수, 교환학생, 출장, 해외주재원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실속형 해외여행자보험,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은 기존 손보사보다 최대 절반 이하 가격의 상품을 출시하면서 2030세대 공략에 나섰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월 여행자보험의 연령별 신계약 건수 중 40대 이상 비중은 45%로 전년 동기(55.2%)에 비해 10%가량 감소했다. 반면 20~39세 비중은 같은 기간 44.2%에서 54.4%로 늘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최근 해외여행보험의 보장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늘렸다. 가입자는 여행 기간에 맞춰 원하는 보장을 추가하거나 빼는 등 개인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다. 해외병원 상해·질병 의료비, 비행기 지연 등의 보장을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 핸드폰 물품 손해 보상은 20만원 한도에서 가능하다.
KB손해보험은 해외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의료비를 최대 5000만원까지 보장하는 KB해외여행보험을 선보이고 있다. 해외에서 상해 및 질병으로 인한 사망, 배상책임, 휴대품 도난·파손, 항공기 및 수하물 지연 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가입은 개인 단독도 가능하며, 한번의 계약으로 가족·친구 등 최대 19명까지 가입할 수 있다.
신한EZ손해보험도 보험사가 보장 항목을 정해주는 실속플랜·기본플랜 외에도 ‘셀프플랜’을 통해 가입자의 필요에 따라 보장 항목을 직접 구성해 가입할 수 있다.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시 주의사항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할 때 상품별로 보상 범위나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보장 내역을 꼼꼼하게 체크한 후 가입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무조건 비싸다고 다 보장이 되고, 무조건 저렴하다고 보장이 적은 것은 아니니 보장 내역을 잘 살펴봐야 한다.
여행자보험을 저렴하게 이용하려면 어플리케이션이나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는 것을 권장한다. 여행 당일 공항에서 가입하게 되면 온라인보다 가격대가 20% 이상 높고, 여행 당일은 보장이 안 되는 상품이 많아 최소 하루 전에 미리 가입해두는 것이 좋다. 만일 기존에 가입된 보험이 있다면 여행자보험 상품을 추가해도 된다. 추가할인 또는 추가보장 혜택이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상 범위는 기본형, 표준형, 고급형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데, 단기여행자라면 기본형과 고급형의 가입비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고가 휴대품을 많이 소지하고 있다면 고급형에 가입해야 피해 발생 시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보상 신청 시 품목을 1개로 책정하면 보상 한도도 1개의 품목에만 해당되므로 세부항목을 따로 작성해 신청해야 각각 보상받을 수 있다.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한 후, 보험비를 청구하려면 약제비와 치료비의 진단서, 영수증, 처방전 등을 제출하면 된다.
실손보험 가입자의 경우 해외여행자보험 가입 시 국내 치료비 보장을 추가하면 보험료를 이중으로 부담할 수 있으니 가입 전 국내 의료비보장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 이때 내가 가입한 보험상품의 세부 보장 내역을 한눈에 확인하려면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인 ‘내보험 다보여’를 이용하면 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