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한국 화장품 업계가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국내 화장품 업체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업황 개선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 달러(약 6조7000억원)로 반기 기준 가장 많았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2021년 상반기(46억3000만 달러) 수치를 3년 만에 뛰어넘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보다 하반기 수출액이 더 컸던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올해 연간 수출액은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설 수도 있다. 기존 연간 최대치는 2021년의 92억2천만달러다. 또 화장품 회사들이 해외 공장에서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물량까지 고려하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국 화장품 규모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국가별 수출액 증감을 보면 미국은 61.1%, 일본은 21.5% 각각 늘었다. 최다 수출국인 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14.1% 줄었다. 중국은 경기 침체로 줄었지만, 미국, 일본과 함께 동남아, 유럽 등으로 시장은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최근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북미 시장이 고성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최근 실적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지역은 미국"이라며 "미국 매출은 지난해 40% 증가한 것을 포함해 최근 3~4년 동안 연평균 40~50% 정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 실적도 당연히 좋다. 중저가 화장품 인디 브랜드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ODM 업체들의 실적이 특히 그랬다. 코스맥스는 올 상반기 매출이 1조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코스맥스의 상반기 연결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글로벌 화장품 ODM 업계에서도 반기 매출 1조원은 최초다.
지난 상반기 한국콜마 화장품 부문 매출은 6745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5.1%, 영업이익은 618억원으로 42.3% 각각 성장했다. K인디브랜드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가 높아지면서 해외시장에서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좋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출 실적이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문제는 주가다. 5월 중하순 주가가 피크를 찍었던 화장품주는 이후로 분위기가 시들어졌다. 대부분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이면서 급락했다. 특히 업종 주도주인 아모레퍼시픽이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화장품 업계에 찬물을 뿌렸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전성기'가 10년 만에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K-뷰티의 글로벌 확장이 계속 이어지면서 실적은 개선되겠지만 주가 전망을 낙관하긴 어렵다”면서 “중소형 브랜드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시장의 기대치가 워낙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