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최근 서울시청 역주행 사고를 비롯해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고령 운전자의 운전면허 자진 반납에 대한 찬반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나 생업과 직결되는 경우에는 사실상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과 “사고발생 시 고령일수록 상황대처능력이 떨어지고, 2차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운전면허를 반납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24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고령대 운전자로 인한 사망자는 745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2551명의 29.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 운전자의 경우 운전자 과실이 높은 차량 단독사고 치사율이 전체 교통사고(25.5%) 대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시 인센티브 지급
이에 정부는 2019년부터 고령 운전자들이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할 수 있도록 혜택을 제공하는 ‘고령 운전자 면허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운전할 필요가 없거나 운전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는 70세 이상 고령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선불 교통카드나 현금 등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원금의 액수는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른데, 서울시 동작구는 올해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는 70세 이상 구민에게 34만 원 선불 교통카드를 제공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2019년부터 면허 반납 시 지급하는 10만 원권 선불 교통카드에 구 차원에서 24만 원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강남구도 9월부터 면허 반납 지원금을 20만 원(교통카드)으로 올려 지급한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울주군의회는 울산시 반납 지원금 10만원에 울주군의회 지원금 40~50만원을 합쳐 최대 6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액수다. 한성환 울주군의원은 “면적이 넓고 교통이 불편한 군 지역 특성을 고려해 지원금을 대폭 올렸다”고 말했다.
이처럼 자치단체들이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고령자들의 면허 반납률은 아직도 한 자리 수에 머무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반납률은 2.48%로 75세 이상 운전자의 경우 지난해 전국 면허 반납률은 7%대에 그쳤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치사율이 높은 이유는 뭘까.
교통안전공단은 자체 연구 결과 고령자가 정지 상태에서 급출발하거나 핸들을 갑자기 꺾을 때 비고령자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위험한 행동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고령 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생계 목적이나 불편함을 이유로 자진반납을 거부하는 노인들이 상당수를 차지해 실효성 논란이 계속 되고 있다.
충남 홍성에 거주하는 박모(73) 씨는 “서울이야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으니 불편함이 없겠지만, 지방에선 차 없이 노인들이 이동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자식들도 멀리 떨어져있어 당장 몸이 아파도 달려와줄 사람이 없는데 무조건 면허를 반납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무료 교통안전교육’ 받고 보험료 할인 혜택까지
한편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인지 저하 위험성을 고려해 70세 미만 노인은 면허 취득 후 10년 단위로, 75세 이상은 3년 주기로 시력 및 팔·다리 등 신체 능력을 확인하는 면허적성 검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경우, 오프라인 교육만 이루어지며, 한국도로교통공단 안전운전통합민원 고령운전자 교통안전교육 예약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일정 확인과 예약이 완료되면 지정된 날짜에 교육장에 방문해 수강하면 된다.
75세 이상 고령운전자의 경우에는 치매검사 등을 진행한 후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하여야만 정기적성검사(갱신)를 받을 수 있다. 교육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교육은 65세 이상 고령운전자와 동일하게 교육장에서 수강할 수 있다.
65세 이상 노인이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실시하는 교통안전교육을 받으면(인지 지각검사 1시간, 교통안전교육 2시간) 2년간 5%의 보험료 할인 혜택이 제공되니 자세한 사항은 가입한 보험사에서 확인하면 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