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추석 대목을 앞두고 이게 무슨 일인지…. 지금 정신적 스트레스가 말도 못해요. 고물가에 폭염이 몇 달째 이어지면서 고객들 발걸음이 뚝 끊겼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장사가 잘될 거라 기대를 안 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10일 인천 중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의 한탄이다. 원래대로라면 추석 차례상을 꾸리기 위해 고객이 몰려야 하는 시기지만, 예년만치도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이 상인의 설명이다.
더구나 이번 추석은 다른 때보다 길다. 9월 14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19·20일 이틀 휴가를 낼 경우 최장 9일까지 ‘황금연휴’를 쓸 수 있다. 정부는 연휴 기간 국내 소비(내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해외여행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휴일이 워낙 길다보니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추석 연휴 인천공항 이용객이 120만여명이나 될 것으로 추산했다.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인천공항 일평균 이용객을 20만1000명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이전 추석 연휴 최고치인 2017년의 18만7623명보다도 7%가량 높은 수치다.
연휴 기간 인천공항이 가장 붐비는 날은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로, 21만3000명의 여객이 공항을 찾을 예정이다. 출발 여객은 14일(12만1000명), 도착 여객은 18일(11만7000명)이 가장 많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 추석 예약률이 여름 휴가 성수기인 ‘7말 8초’ 예약률보다 높은 상황”이라면서 “동남아나 일본 등 인기 해외여행 상품은 대부분 매진됐고 장거리 패키지 상품에도 사람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국민 다수가 해외로 떠나버리면 국내 자영업자들의 장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는 75.6으로 1분기(79.28) 대비 3.68포인트 하락했다.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가 100보다 낮다는 것은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액 감소 업체가 증가 업체 대비 많다는 뜻이다. aT는 “외식업 경기는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의 침체 국면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영업자 대다수는 추석 연휴에도 쉴 생각을 할 수 없다. 알바천국이 자영업자 회원 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의 85.4%가 “추석에도 가게를 연다”고 답했다. 지난해 추석 때 조사했던 수치(79.7%)보다 높다.
연휴에도 문을 열어 매출 감소를 막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추석 연휴에 매장을 운영하는 이유로는 ‘조금이나마 수익을 내기 위해서’(39.0%,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한국신용데이터는 올해 1분기 사업장당 매출액은 4317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7% 줄었고, 영업이익은 915만원으로 23.2%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영업 부진 탓에 자영업자들의 빚도 불어나고 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 금액이 15조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18만6000명의 자영업자가 은행권에 5조9000억원, 비은행권에 9조6000억원 상당의 대출을 연체하고 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