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간 주말에 많이 잔 그룹, 심장병 위험 19% 낮아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주말이 되면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늦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금요일 밤 일찍 잠을 청하지 않아도 다음날 부담이 없으니 직장인이나 학생들에게 황금 같은 날이다. 주말 동안 늦잠을 잔다고 잔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주말에 늦잠을 자는 것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평일 충분한 잠을 자지 못한 사람이 주말에 밀린 잠을 보충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장 건강 개선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매일 최소 7시간 숙면하도록 노력해야 심장병 발병률 낮아져
주말 ‘잠 몰아 자기’로 평소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해 심장병 발병 위험에 20% 가까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부족은 밤에 7시간 미만 자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미 NBC와 CBS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유럽심장학회 회의에서 중국 연구자들은 영국의 건강 연구 데이터베이스인 ‘UK 바이오뱅크’ 참가자들의 수면과 심장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연구자들은 건강 데이터베이스에 스스로 수면시간을 기록한 9만903명 가운데 수면 시간이 7시간에 못 미치는 1만9816명을 ‘수면 부족’ 상태로 분류했다. 이들은 주말에 잠을 잔 시간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주말에 추가 수면을 취한 사람들은 1.28시간에서 16.06시간을 더 잤다. 반면 가장 잠을 적게 잔 사람들은 주말에 최대 16.05시간에서 0.26시간을 덜 잤다. 연구자들은 병원 기록과 사망자 명부를 분석하여 주말 ‘보상 수면’ 시간이 가장 긴 사람들이 가장 적은 사람들보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19%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 저자인 중국 베이징 국립 심혈관질환센터 얀준 송 교수는 “충분한 보상 수면은 심장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며 “평일에 정기적으로 불충분한 수면을 경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러한 연관성은 더욱 뚜렷하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에게 주말 늦잠은 보약보다 나을 수도 있다”
직장인 김모(36)씨는 “평소에도 잠이 많은 편인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평일에는 새벽 6시에 기상해 자정이 넘어 잠이 드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말 아침은 10시 정도까지 늦잠을 잔다”라며 “그렇게 잠을 자야 주중 회사생활을 피곤함 없이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는 주말마다 늦잠을 잔다고 싫어하지만, 개인적으로 숙면을 하는 게 보약보다 낫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학생 양모(22)씨도 “학교가 좀 멀다 보니 평일에는 새벽에 일어나야 하고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면 늦는 경우가 많다”라며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에서 공부해야 하니 새벽 귀가를 할 때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일어날 걱정이 없는 금요일 밤이 가장 행복하다”며 “주말에는 정오가 돼야 일어난다”며 웃었다.
주부 진모(43)씨도 “워킹맘으로 평일에는 출근해야 하고 퇴근 후에는 아이들을 챙겨줘야 하니 주말 오전에는 아침을 거르고 잠을 잔다”며 “주말 아침은 남편이 아이들을 챙기고 나는 휴식을 취한다”고 밝혔다.
반면 요양보호사인 김모(55)씨는 “평일에는 남편과 아이들 아침을 챙겨야 하고 아이들 학교도 보내야 하니 새벽 6시에 일어나서 8시에 출근한다”라며 “고3 아이가 있어서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는 밤 11시까지 기다렸다가 간식을 챙겨주고 새벽까지 공부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새벽 2시쯤 잠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큰아이가 고3이었기에 이 패턴을 2년째 하다 보니 체력이 바닥났다”라며 “충분히 잠을 못 자니 낮에도 비몽사몽일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수면 중 에너지 회복하고 기능 발휘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 있어”
‘UK 바이오뱅크’ 공동 저자인 제첸 리우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현대 사회에서 수면 부족으로 고통받는 인구 중 상당 부분에서, 주말에 ‘보충 수면’을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가장 적은 사람들보다 심장병 발병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건강 증진에 영향을 끼칠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태드워크 박사는 “이 연구는 우리 몸이 이전의 수면 부족 기간 이후에도 에너지를 회복하고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수면과 심장 건강 간의 연관성은 잘 알려졌지만, 이 연구에서 나타난 이점의 크기와 시기는 주목할 만하다”며 “이는 주말 일정에 조정이 필요하더라도 수면을 우선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라고 말했다.
변호사 한모(48)씨는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다녔는데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했다”라며 “하지만 선생님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숙면이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부지런한 것은 좋지만, 잠을 줄여가며 일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강조하셨다”며 “요즘 직장인들은 회식이나 야근 등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지만 매일 밤 취소 7시간 숙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