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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K-방산 부흥기에 날개 단 한화시스템, 우주로 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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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K-방산 부흥기에 날개 단 한화시스템, 우주로 향하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4.07.01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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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K-방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위산업은 우리 안보와 경제를 함께 뒷받침하는 국가전략산업"이라며 "소재, 부품,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정부의 이 같은 방산 육성 정책 기조 아래 'K-방산 르네상스 시대'가 전망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세계적 대혼란이 빚어지며 국가안보에 대한 경각심이 짙어졌다.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 국내 방산 기업들은 초격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은 방산 기업들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내수 중심에서 수출 중심으로 방산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K-방산의 상승세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방산 수출 200억 달러 돌파, 세계 4위 방산 수출국으로의 도약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산 업계의 호황으로 이어졌다. 신냉전시대에 무기 체계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방산 기업들은 성장궤도에 올라섰다.

한화시스템 ci.
한화시스템 ci.

K-방산 부흥기를 이끈 일등공신에 국내 대표 방산 기업인 한화시스템이 거론된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의 방산·전자 계열사로, 방산과 ICT 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방산 사업은 기업의 캐시카우다.

한화시스템은 1978년 전자광학 제품인 야간 투시경 생산을 시작으로 방산 사업에 첫발을 내딛었다. 40여 년의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지상, 해양을 넘어 우주, 사이버 분야로 사업을 넓혀가며 미래 스마트 국방산업을 선점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9% 상승한 5444억, 영업이익은 218.1% 오른 393억 원을 기록했다. 

방산 부문에서 TICN(Tactical Information Communication Network, 전술정보통신체계)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쳤다. TICN은 군 통신망을 기존 아날로그 대신 디지털로 통합해 고속 및 유·무선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군이 미래전에 대비해 첨단 전술지휘자동화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체계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16년 연구개발을 완료한 후 초도, 2차, 3차 양산을 통해 전력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2021년에는 방위사업청과 TICN 4차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규모는 6059억 원에 달하며, 사업은 2025년 3월까지 이어진다. 한화시스템은 TICN의 핵심 품목인 ▲망관리·교환접속체계 ▲전술이동통신체계 ▲소용량무선전송체계를 납품하며 군의 첨단 정보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4차 양산으로 육해공군의 TICN 전력화가 완성될 전망이다. TICN 전력화가 완료되면 군은 대용량의 음성 및 영상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할 수 있고, 전시에 유·무선망이 파괴돼도 군 지휘통제 및 전술통신 체계 유지가 가능하다. 즉, 네트워크 중심의 미래전장에서 통합 전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TICN 4차 양산이 지속되고 수출 비중이 증가하면서 한화시스템의 실적 개선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천궁-II 다기능레이다(MFR) 수출 계약도 매출에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22년 UAE와 약 11억 달러(한화 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천궁-II MFR 계약을 체결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수출 대열에 합류했다. 천궁-II MFR은 유도무기체계의 핵심 센서로 추적과 요격의 핵심 기능을 담당한다. 기존 천궁 MFR의 성능을 개량해 항공기와 탄도미사일을 탐지, 추적, 식별, 대응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한화시스템은 MFR을 개발해 2020년 전력화를 마치고 천궁-II MFR을 양산, 공급했다. 

한화시스템이 개발 및 양산한 천궁-II 다기능레이다.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이 개발 및 양산한 천궁-II 다기능레이다. 사진=한화시스템

이 외에도 한화시스템은 2022년 이탈리아 대표 방산기업인 레오나르도(Leonardo S.p.A.)사와 '항공기용 AESA 레이다 해외 수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AESA 레이다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AESA 레이다는 한국형 전투기(KF-21)사업의 핵심장비로, 공중과 지상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최첨단 레이다다.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와 함께 개발에 착수, 4년 만인 2020년 AESA 레이다 시제 1호기를 출고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자체적으로 AESA 레이다 개발에 성공한 12번째 국가가 됐다.

한국형 전투기(KF-21)에 장착된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다. 사진=한화시스템
한국형 전투기(KF-21)에 장착된 한화시스템의 AESA 레이다.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지난 25일 방위사업청과 KF-21에 탑재될 AESA 레이다 최초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100억 원으로, 내년 8월 말부터 KF-21에 탑재된다. AESA 레이다 양산 사업은 최초 양산과 후속 양산으로 구분해 추진되며, 한화시스템은 최초 양산 20대를 시작으로 후속 양산에도 대비할 방침이다.

한화시스템은 KF-21에 이어 경공격기, 무인기용 AESA 레이다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레오나르도사와 경공격기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레오나르도사에 AESA 레이다 핵심 장치를 공급하고, 해외 수출용 경공격기 AESA 레이다를 공동 개발하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레오나르도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AESA 레이다의 핵심 장치 및 완제품을 개발, 유럽, 아태(아시아-태평양)지역을 비롯해 중동, 중남미 등으로 수출 지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AESA 레이다가 탑재된 무인편대기 예상 이미지.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는 공랭식 및 타일형 TRB를 적용해 소형·경량화했다. 사진=한화시스템
AESA 레이다가 탑재된 무인편대기 예상 이미지.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는 공랭식 및 타일형 TRB를 적용해 소형·경량화했다. 사진=한화시스템

최근에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기용 AESA레이다 개발' 과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26년 말까지 KF-21과 복합 운용되는 무인기에 최적화된 AESA 레이다를 개발하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에 '공랭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공랭식은 발열이 심한 레이더를 공기만으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냉각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무게와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레이더 신호를 송수신하는 안테나의 핵심 부품인 송수신 블록(TRB)의 크기도 50%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무인기를 비롯해 경전투기급 항공기에도 즉시 탑재할 수 있다. 글로벌 항공용 레이다 시장이 2032년 250억 달러(한화 약 34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최첨단 AESA 레이다로 미래 방산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폴란드향 K-2 사격통제시스템도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2월 현대로템과 폴란드로 수출되는 국산 K-2 전차 180대에 사격통제시스템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약 2천574억 원이다. 한화시스템이 공급하는 사격통제시스템은 '전차의 두뇌'라 불리며, 사격통제 컴퓨터, 포수 및 전차장 조준경, 전시기, 통제판, 열상 잠망경, 레이저 경고 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사격통제 컴퓨터는 포탑 내부의 주변 장치들과 연동해 포·포탑·조준경 제어, 탄도 계산, 자동추적 기능 등을 수행한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30여 년간 K-2 전차, K-21 장갑차, K-9 자주포, 30mm 차륜형대공포 등 기동·화력·방공무기체계에 사격통제시스템을 공급해 왔다. 향후에는 국내 및 수출용 전차·장갑차에 적용되는 사격통제시스템을 GVA 기반 통합전장품시스템(IVS)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방산 날개 달고 우주로 향하다

한화시스템은 방산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한편, 우주·항공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가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4월 국내 최초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제작한 '소형 SAR 위성' 자체발사에 성공했다. 이는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위성 제조·발사 분야의 국내 기술력을 증명한 사례다. 소형 SAR 위성은 본체와 탑재체를 일체형으로 설계해 기존 중·대형 위성 대비 위성의 크기와 부피를 대폭 줄였으며, 발사체에 다수의 위성을 동시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다. 또 기상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영상 획득이 가능하며, 해상도는 1m로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한화시스템은 소형 SAR 위성을 활용해 ▲B2G·B2B용 ▲고해상도 위성 이미지 분석을 통한 환경 모니터링 ▲GIS 지도 제작을 위한 데이터 분석 ▲위성 영상 정보 자동 분석 등을 통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현재 한화시스템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다부처 초소형 SAR 위성 사업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으며, 군 정찰위성사업(425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425사업은 국내 최초로 한반도와 주변을 감시·정찰하는 SAR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적외선(IR) 1기를 발사하는 사업이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부터 SAR 위성의 핵심 기술인 'SAR 센서'와 '데이터링크 시스템' 개발에 참여했으며, 총 4기의 SAR 위성 탑재체를 공급한다.

한화시스템 우주연구소 위성시스템 김성필 전문연구원(앞)과 이진규 선임연구원이 SAR센서 탑재체 기능 및 성능 시험 결과를 분석 중이다. 사진=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 우주연구소 위성시스템 김성필 전문연구원(앞)과 이진규 선임연구원이 SAR센서 탑재체 기능 및 성능 시험 결과를 분석 중이다. 사진=한화시스템

미국 시장 조사 기업 '글로벌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55억 달러(한화 약 7조 4000억 원) 규모였던 SAR 시장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시스템은 정부의 정찰위성뿐 아니라 민간 위성 분야로도 발을 넓혀 신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 해외 선진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위성 통합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방산 사업으로 수주잔고를 쌓아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마련한 한화시스템은 우주·항공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미래 먹거리를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방산과 우주·항공 부문에서의 수주 확대로 지속적인 실적 성장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로서 미래 기회를 선점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그레이트 챌린저가 된 한화시스템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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