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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슈] 직원보다도 못 버는 자영업자들...“내년 최저임금 동결·인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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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이슈] 직원보다도 못 버는 자영업자들...“내년 최저임금 동결·인하해야”
  • 이아름 기자
  • 승인 2024.06.27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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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4명 중 1명 “월 최저임금도 못 벌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직원보다도 못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픽사베이]

“월급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2년 전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자영업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직원보다도 돈을 못 버는 실정이니 폐업을 해야하나 고민입니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수제쿠키 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의 얘기다. 주변 지역에 유치원과 학원, 학교가 많아 답례품 전문점을 하면 잘 되겠다싶어 2년 전 가게를 오픈했지만, 수제 쿠키 특성상 재료비가 비싸고 월세에 관리비, 직원 월급, 포장재료비, 광고비 등 고정지출을 제외하고 나면 한 달에 100만 원도 남지 않을 때가 많다. 

임 씨는 “주변 상인들도 하나같이 아르바이트생 월급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면서 “인근의 한 편의점주는 차라리 택배일을 하는 게 돈을 더 많이 번다면서 부업으로 택배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자영업자의 절반 이상이 직원보다도 못 버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26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에도 못미치는 월평균소득을 기록해 현행 최저임금만으로 한계 상황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9860원·월 206만740원으로, 노동계는 2016년도부터 시급 1만원 이상을 요구해오고 있지만, 자영업자의 과반(54.4%)은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43.4%) 또는 인하(11.0%)해야 한다고 답했다. 숙박·음식점업이 67.3%로 동결·인하 요구가 가장 컸고, 도소매업 54.7%, 부동산업 54.5%, 제조업 53.2%가 뒤를 이었다.

또한, 전체 응답 자영업자의 48%는 현재 최저임금도 이미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고, 부담이 없다는 비중은 14.4%에 그쳤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62.5%), 숙박·음식점업(61.3%), 도소매업(47.8%) 순으로 부담이 컸다.

응답자 중 25.4% 최저임금에도 못 미쳐

월평균 소득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25.4%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친다고 답했다. 이어 250만원 이상 300만원 미만(23.8%), 350만원 이상 400만원 미만(16.0%), 최저임금 수준 이상 250만원 미만(15.2%) 등이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48%가 '현재도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59.4%로 가장 높았고, 금융업, 건축업 등 기타(57.1%), 부동산업(54.5%), 예술·스포츠·서비스업(51.9%) 등이 뒤를 이었다. 

최저임금을 1% 이상∼3% 미만 인상 때는 전체 응답자의 9.8%가, 3% 이상∼6% 미만 인상 때는 11.4%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최저임금 인상 시 판매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는 응답은 16% 이상이었고, ‘최저임금이 얼마나 인상되면 판매가격을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37.8%가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이미 판매가격 인상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45.5%), 운수 및 창고업(42.9%), 기타(42.9%), 도소매업(39.4%) 등의 순이었다.

자영업자 34.2%, 최저임금 인상률 이미 한계 도달

폐업을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 자영업자의 34.2%가 이미 현재 한계 상황에 도달했다고 답했다. [사진=픽사베이]

폐업을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해서는 자영업자의 34.2%가 이미 현재 한계 상황에 도달했으며, 최저임금을 1∼3% 미만 인상할 경우 6.6%, 3∼6% 미만 인상할 경우 7.2%가 각각 폐업을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현행 최저임금 제도와 관련해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적용(30.6%)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한 인상률 제한(23.2%) △사용자 지불능력 등 최저임금 결정기준 보완(18.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 내수부진 장기화 등으로 가계소비가 위축돼 자영업자들이 한계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운영비용 부담은 판매가격을 높여 물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최저임금의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 사용자의 지불능력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 논의가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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