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일상에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 등 절약하는 생활을 하지만 선호하는 제품은 가격에 상관없이 구매하는 '앰비슈머(Ambisumer)'가 늘고 있다.
앰비슈머는 양면성을 의미하는 '엠비버런트(Ambivalent)'와 소비자를 의미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고가의 제품과 저가의 제품을 동시에 소비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엠비슈머가 확산하면서 이를 겨냥한 마케팅도 늘어날 전망이다.
KB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중간은 없다…양면적 소비자 앰비슈머의 소비 행태)에서 "가치를 중시하는 앰비슈머의 소비 양극화 현상은 향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며, 이를 단순히 경제적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사회적 현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이 소비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이 소비자의 개별적 특성에 기반한 효과적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 앰비슈머의 '이중적' 소비
앰비슈머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가격과 상관없이 구매하지만 그렇지 않은 물건은 최대한 저렴한 제품을 사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에는 절약하지만 한가지만은 사치스럽게 소비하는 일본의 '일점호화 소비'와 비슷하지만 앰비슈머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앰비슈머는 마음에 드는 물건 이외에는 온라인 쇼핑을 통해 최저가를 애용하거나 중고 및 리퍼비시(refurbish·재단장) 제품을 이용하는 등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택한다. 그렇지만 감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물건은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선호하는 브랜드나 제품을 산다. 가치관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를 추구하며, 소비 결정에 제품의 품질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등 감성적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갖고 싶은 한정판 운동화나 의류를 크림(KREAM) 같은 한정판 거래 플랫폼에서 프리미엄이 더해진 가격을 주고 사는 소비자도 있다.
KB경영연구소 송원호 책임연구원은 "앰비슈머는 특정 브랜드를 소비함으로써 얻는 감성적 만족을 중시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부합하는 브랜드의 스토리, 철학, 디자인에 대해 높은 충성도를 보인다"면서 "반면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소득으로 중시하는 영역 외에는 극단적인 절약 행태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 앰비슈머 겨냥 마케팅
앰비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은 ▲'가심비'를 충족하는 매스티지 마케팅과 ▲'갓성비'의 다이소와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매스티지(Masstige)는 대중을 뜻하는 '매스(Mass)'와 명품을 뜻하는 '프레스티지 프러덕트(Prestige Product)'의 합성어다. 가격은 명품보다 저렴하지만 품질은 근접한 제품을 의미한다. 매스티지 마케팅은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제품을 판매해 고객 만족도를 제고하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마케팅이다. 명품은 과시적 욕구를 강조하지만 매스티지는 소비자에게 상류층과 같은 집단에 속한다는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매스티지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 기업으로는 아이아이컴바인드(II Combined)를 꼽을 수 있다. 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 코스메틱 브랜드 탬버린즈,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를 운영한다.
'갓성비템(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물건)'으로 불리는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는 생활용품 브랜드 다이소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엠비슈머는 소위 '다이소 꿀템'으로 불리는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을 애용한다.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의 2023년 매출은 3조4604억원, 영업이익은 26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대비 매출은 17.5%, 영업이익은 9.4% 증가한 것이다.
다이소의 성공 요인은 균일한 가격 전략이다.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1000원에서 5000원 사이다. 원하는 소비를 위해 절약하는 생활을 추구하는 젊은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런치플레이션(점심값 인플레이션)'으로 점심을 편의점 도시락 등으로 해결하는 직장인이 늘면서 편의점 업계는 저렴한 간편식과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고물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의 간편식 매출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전년 대비 16.4%, 26.1% 증가했다. 편의점이 저렴한 간편식과 원플러스원(1+1) 이벤트를 통해 '비싸게 구매하는 곳'에서 '저렴한 구매도 가능한 곳'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