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가성비 커피를 내세우며 성장한 이디야커피가 혁신을 내세우기 시작하며 새로운 도약 시동을 걸고 있다. 브랜드 리뉴얼을 비롯한 메뉴·운영방침 등을 재편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2세 경영을 선포한 것도 혁신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이디야는 문창기 회장의 아들 문승환 전략경영본부장을 사내이사로 등재시켰다. 새로운 DNA를 주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에티오피아 암하라어로 ‘대륙의 황제’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이디야는 지난 2004년 설립돼 현재 39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적자생존이 원칙이 되어 버린 식음료계에서 이디야는 올해부터 신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이에 따라 문승환 본부장에 대한 행보를 두고 업계 대다수가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新이디야의 구원투수 문승환 본부장
이디야하면 떠오르는 것은 가성비이다. 이디야는 처음부터 현재까지 가성비 커피를 내세우고 있기로 유명하다. 누구나 질 좋고 맛있는 커피를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도록 하고자 출발한 것이다.
이러한 취지는 수천억원의 매출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 2022년 이디야는 2700여억원의 매출과 100억여원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은 직전년 대비 다소 다운되기는 했지만, 타격을 줄 정도까지는 아니다. 지난해 이디야의 영업익은 82억원이다.
직전년 만큼 성과를 내지 못 한 이유에 대해 이디야는 ‘어려운 시장환경’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지난해 밀가루나 설탕 등 원자재 값 상승으로 인해 누구나 고통을 호소했고, 이디야 역시도 이를 피하지 못 했다. 더욱이 트랜드 변화가 잦은 식음료계의 특성상 커피 전문점의 포화 역시도 매출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코로나19나 상생지원정책 등 여파로 인한 영업익 하락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23년의 역사를 가진 만큼 성숙기에 접었다고 판단하고 있어 확실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느껴 브랜드 리뉴얼에 돌입한 것이다”고 말했다.
창사 이래 대대적 리브랜딩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이디야는 문창기 회장의 장남 문승환 본부장을 경영일선에 내세우는 전략을 통해 혁신을 구축하고 있다. 문 본부장은 2010년 이디야에 입사해 2년간 경영수업을 받다가 퇴사했다. 이후 그는 BCG, 커니, 딜로이트 컨설팅펌에서 전략구상 등 실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기준 이디야 지분은 문창기 회장 67%, 공동투자자 김선우 상임고문 25%, 문 본부장 6%, 차남 지환 씨가 2%를 보유하고 있다. 2012년 75%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문 회장은 문 본부장에게 3%의 주식을 증여했고, 2016년 문 본부장과 차남 지환 씨에게 각각 3%, 2%의 지분을 추가로 증여하면서 현재 지분구조가 완성됐다.
업계는 문 본부장이 경영일선에 나선 것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젊은세대니 만큼 누구보다 발빠른 트랜드 분석과 실행을 통해 이디야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다른 일각에서는 이미 넘칠대로 넘쳐버린 업계 특성상 젊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큰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디야 관계자는 “문 본부장의 경영합류 목적은 이른 경영권 승계라기 보다는 과거 이디야에서의 경험과 전략 컨설팅 경력을 활용한 가맹점 수익개선, 신사업 발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 등 경영쇄신에 새로운 활력을 더하기 위함이다”며 “치열한 경쟁 속,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의 영속성을 이어가고, 브랜드 미래가치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가성비’를 놓지 않는 것이 핵심
유통업 특히 식음료계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으면 쉽게 도태될 수 있는 사업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 전국 수많은 체인망을 보유하고 있었던 카페베네, 망고식스 등 커피 전문점들의 사례에서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과거 카페베네의 경우 신메뉴 개발이나 고객 소통 등과 같은 경영전략보다 지점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탓에 결국 사세가 기울어져 버렸고, 망고식스 역시도 ‘커피킹’이라는 자부심에 도취되어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가 이디야에 대해 우려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초 이디야는 가성비, 가심비를 본질로 내세우며 고객을 확보해 나갔지만, 현재 중저가로 변한 애매한 포지션을 취하면서 위기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이디야를 제외하고 타 커피 전문점들의 영업익이 지난해 상승된 것을 보면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스타벅스의 지난해 영업익은 14.2% 늘어난 1398억원이고, 투썸플레이스 역시 직전년 대비 19.3% 증가한 216억원을 기록했다. 저가커피 강자로 부각된 메가커피는 110.7% 증가한 3684억원을 기록한데다, 점포수 3000개를 돌파했다. 컴포즈커피는 47% 상승한 367억원 영업익을 기록했다. 이디야가 위협을 느끼기 충분하다는 수치이다.
‘안방 호랑이’로만 머물 수 없다고 스스로 결론 내린 이디야는 해외진출과 즉석커피 수출을 돌파구로 내세웠다. 지난해 이디야는 세계적 휴양지 괌 시장에 진출해 1호점을 냈고, 올해 2호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괌 1호점은 괌 마이크로네시아몰점 1층에 위치하고 있다. 오픈 첫날 1000명 이상 고객이 방문했으며, ▲특색 있는 전용 메뉴 ▲차별화된 품질을 통해 관광객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즉석커피 수출 역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이디야 수출액은 전년 대비 약 120% 증가했다. 스틱커피는 물론 RTD 음료 등이 미국과 몽골, 동남아 등 글로벌 21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이디야는 지속적으로 신규 국가와 신규 지역 수출 루트를 확대하는 것으로 커피 맛 까다로운 해외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디야 관계자는 “21개국 나라 중 괌에서 호평을 얻어 2호점 설립도 긍정적인 기류를 띨 것 같다”며 “가성비를 내세워 성공을 이룬 만큼 이를 놓치면 안 된다는 의견은 어느 정도 수긍하는 바이고, 문 본부장이 본격 경영일선에 나선 만큼 새로운 이디야로 도약, 확고한 업계 포지셔닝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