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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찾는 이 너무 많아 '몸살'…외국인 관광객에 '관광세' 걷는 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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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찾는 이 너무 많아 '몸살'…외국인 관광객에 '관광세' 걷는 도시들
  • 이지나 기자
  • 승인 2024.05.10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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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오버투어리즘이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관광세' 도입을 하는 곳은 늘고 있는 추세다. [사진 = 픽사베이]

#20대 정 씨는 최근 친구들과 일본의 유명 식당에 규동을 먹으러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외국인 메뉴판을 따로 정해두고 비싼 가격을 받았기 때문. 2년 전에도 찾아왔던 터라 정 씨 일행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정 씨는 "친구들과 기분 좋게 여행을 왔는데, 생각지도 못한 '추가 요금'을 내라고 해서 기분이 조금 상했다. 미리 알아보고 왔으면 다른 식당을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 일행이 찾은 식당은 지난 1월 공식 계정을 통해 "내국인 메뉴판과 외국인 메뉴판을 구분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30대 이 씨도 동료들과 태국으로 골프 여행을 떠나기 위해 항공권을 구입하면서 관광세가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이 씨는 "제주도 물가가 너무 올라 상대적으로 저렴한 태국으로 여름휴가 대신 골프 여행을 선택했다. 그런데 항공료에 관광세를 부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우리나라는 외국인에게 이런 요금을 부과하지 않지 않나"라고 말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여행만 한 힐링이 또 있을까. 낯선 도시나 관광지를 여행하는 일은 스트레스를 날릴 뿐 아니라 설렘도 느껴지는 특별한 경험이다. 그런데 최근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도시들이 있다. 자칫 모르고 여행을 갔다간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역대급 엔저' 장기화로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나는 일본은 '오버투어리즘'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유명 관광지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관광세'와 '숙박세'를 받고 있다. 2019년 1월 7일부터 '국제 관광 여객세'를 도입해 일본 출국자에게 1000엔(약 1만 원)을 걷고 있다. 숙박세는 1인 1박 숙박 요금에 과세하는 세금으로 도쿄, 오사카, 교토, 가나자와 등에서 100~300엔 정도 징수하고 있다.

최근 후지산 인근 일본 관광지 야마나시현 가와구치코에 있는 편의점 로손 상점 지붕에 높은 장막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됐다. [사진=픽사베이]

최근엔 후지산 인근 일본 관광지 야마나시현 가와구치코에 있는 편의점 로손 상점 지붕에 높은 장막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됐다. 앞서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일본 야마나시현에 위치한 후지카와구치코 마을은 인기 사진 명소를 가리기 위해 가로 20m, 세로 2.5m 크기의 가림막을 설치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이 마을은 후지산으로 향하는 요시다 등산로 기슭에 있어, 인증샷을 찍으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편의점 위로 보이는 후지산 장관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인근 마을이 쓰레기 무덤으로 변했다. 마을 관계자는 CNN에 “관광객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교통법규를 따르지 않는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며 “경고 표지판과 경비원들이 배치되었음에도 상황은 지속됐다”고 말했다.

인기 휴양지 하와이도 10.25%의 숙박세를 부과하는 한편, 관광객에게 새롭게 25달러(약 3만 4000원)의 관광세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호텔 체크인 시에 징수해 이를 통해 연간 6800만 달러(약 932억 원)를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한다.

발리는 올해 2월부터 입국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15만 루피아(약 1만 3000원)를 받고 있다. 태국은 2022년 4월부터 항공권 가격에 300밧(약 1만 1000원)에 해당하는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다.

최근 유명 관광지들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관광세'와 '숙박세'를 받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오버투어리즘이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관광세' 도입을 하는 곳은 늘고 있는 추세다. 원래 관광세는 '과잉 관광'을 억제하고 관광지의 유지 보수와 개선을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특정 정부에 의해 도입해 왔다.

하지만 최근엔 지역의 유명 관광지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관광세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최근 관광세 도입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여행 환경을 제공하고 다양한 매력에 관한 정보 입수의 용이화, 지역의 고유 문화와 자연을 활용한 관광자원 정비 등을 통해 지역에서 체험체류 만족도를 높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관광세를 별도로 부과하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출국납부금을 1만 1000원에서 7000원으로 내리고 면제 대상도 현재 2세 미만에서 12세 미만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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