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최근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춘곤증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주말 외에도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대체공휴일, 부처님 오신날 등 휴일이 많다. 직장인들의 경우 쉬는 날이 많으면 마음이 편해지며 여유로워진다. 그러다 보니 평일에 부족한 잠을 쉬는 날 몰아서 자는 경우가 많은데 수면이 부족하다고 해서 몰아서 잘 경우 오히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쉬는 날이더라도 평소 수면 시간보다 1~2시간 더 자는 것이 좋으며 적절한 운동과 휴식은 꼭 필요하다.
하루 7~8시간 자야, 수면의 질도 중요해
현대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수면장애다. 수면장애는 최근 주목할 만한 질환으로 부상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5년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병원을 찾은 ‘수면장애’ 환자가 약 110만명으로 5년간 30% 이상 급증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자료에서는 한국인 평균수면 시간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잔다고 하는데 수면하면 낮에 쌓인 마음과 육체의 피로가 해소되고 인지기능이 강화된다.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리듬이 깨져 쉽게 피로해지고 업무 능률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기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직장인 김모(32)씨는 “2년 전부터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라며 “준비하던 자격증 시험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탈모가 오고 몸도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잠을 못 이루니 운동도 해보고 몸에 좋다는 보약도 먹고 여러 가지를 했는데도 숙면하지 못한다”라며 “잠을 못 자니 활력이 없어지고 피로가 쌓이니 짜증이 많이 나서 힘들다”라고 전했다.
주부 정모(55)씨도 “갱년기다 보니 몸에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한다”라며 “그러다 보니 밤에 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이어 “자보려고 밤 10시만 되면 불을 끄고 눕는데 뒤척이다가 새벽 2~3시가 되어야 슬슬 졸리기 시작한다”라며 “잠이 들기까지 앉았다 일어났다, TV도 봤다가 이것저것 다 해보는데 잠들기까지의 4~5시간이 지옥이다”라고 덧붙였다.
5시간 이하 잠을 자도 일상생활 잘 유지하는 사람은 걱정할 필요 없어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에 7~8시간은 자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수면은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라며 “수면 시간이 짧으면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체중 증가 및 복부비만, 더 나아가 대사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적정 수면 시간이 하루 7~8시간이지만 그것보다 적게 자더라도 다음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다.
대학원생 변모(28)씨는 “하루 7시간 정도 자면 건강에 좋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라며 “직장을 다니며 대학원을 다니다 보니 업무에 과제까지 해야 해서 평균수면 시간이 4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다행히 밤에 눕기만 하면 잠이 든다”라며 “크게 피곤하거나 건강에 무리가 없으니 일상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라고 전했다. 세계국제수면학회에 따르면, 5시간 이하의 잠을 자도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는 사람을 ‘쇼트 슬리퍼’, 10시간 이상 자야하는 사람을 ‘롱 슬리퍼’로 부른다.
전문가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자 억지로 잠을 청하는 행위는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안을 증가시켜 불면증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누운 뒤 20~30분 동안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며 “조도를 낮추고 독서, 명상, 음악 감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시키고 잠이 자연스럽게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쉬는 날 수면 보충은 좋지만, 너무 오래 자면 평일 수면패턴 깨질 가능성 커
평일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쉬는 날 잠을 보충하는 것은 좋다. 단, 주말 수면 보충에도 원칙이 있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되 총 수면시간을 2시간 이상 초과하지 않는 것이다. 주말에 너무 길게 몰아서 자면, 야간수면을 방해해 다음 날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수면 패턴이 불규칙해져 생체리듬이 깨지고 면역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유지하고 운동은 잠들기 6시간 전, 음식 섭취는 3시간 전에 마무리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술을 먹으면 잠에 쉽게 들 수 있지만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자주 뒤척여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술은 피하는 것이 좋다”며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하루에 1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액정화면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고, 전반적인 수면 리듬을 늦춰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6)씨는 “피곤해서 잠을 자려고 누우면 정신이 말똥말똥해진다”라며 “몸은 피곤한데 정신이 맑아지니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잠이 안 오니 밤새 유튜브를 보고 뒤척이다가 새벽 2시가 돼야 잠이 든다”라며 “병원에 찾아가니 햇빛을 보지 않고 일하는 사람, 운동을 하지 않거나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에게 불면증이 더 쉽게 나타난다고 해서 식당 브레이크 타임에 30분은 꼭 근처 공원을 걷는다”라고 밝혔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