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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돋보기] 먹고 살기 팍팍한데…경제 성장한 것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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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돋보기] 먹고 살기 팍팍한데…경제 성장한 것 맞나요?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4.04.30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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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경제성장률과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는 다르다. [사진=픽사베이]
경제성장률과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는 다르다. [사진=픽사베이]

“월세에다 통신비, 대출이자 등 고정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각종 공과금에 교통비까지 지난 몇년간 너무 올랐어요. 요샌 밖에서 밥 한끼 사먹는 부담도 워낙 커요. 기름값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는데, 정작 월급은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동결이 됐습니다. 제 주변에 많은 일하는 청년들도 상황이 비슷한데, 경제가 깜짝 성장했다는 게 정말 맞나요?”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30대 싱글 청년 강일훈씨는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는 뉴스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속보치 기준)이 1.3%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2021년 4분기(1.4%)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이다.

전문가들 전망치(0.6%)를 한참 뛰어넘기도 했다. 1%대 성장도 굉장히 반가운 수치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0.3%), 2분기(0.6%), 3분기(0.6%), 4분기(0.6%) 늘어나는데 그쳤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특히 건설투자의 활약이 뛰어났다. 건설투자는 2.7% 늘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양호한 기상 여건, 일부 사업장의 마무리 공사 진행 등으로 건설 기성이 늘면서 건설투자 성장률이 큰 폭의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한국 경제성장률 추이. [자료=한국은행]

수출은 정보기술(IT) 품목 중심으로 0.9% 늘었고, 민간 소비의 경우도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모두에서 증가해 0.8% 올랐다. 정부 소비 역시 0.7% 늘었다. 신 국장은 민간소비 성장에 대해 “소비심리 회복에 대외활동도 늘어난 데다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등의 침체로 0.8% 뒷걸음쳤고, 수입도 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0.7% 감소했다.

전문가들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성장률을 보이자, 정부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수정할 방침이다. 당초 기재부는 GDP가 분기별로 대략 0.5~0.6%씩 불어난다는 시나리오 하에서 연간 2.2% 성장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에 0.7~0.8%포인트 초과 성장한 것만으로도 2.2% 성장률은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연간 성장률이 2.5%를 웃돌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대 후반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거다. 

올해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 현황. [자료=한국은행]
올해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 현황. [자료=한국은행]

다만 이런 숫자들과 무관하게 서민들의 민생고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소득 증가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살림살이는 오히려 후퇴했다. 지표상의 개선과는 달리 민생의 체감경기는 좋지 않아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대기업과 수출기업 위주로만 온기가 돈다는 거다. 이란·이스라엘 전쟁 가능성 등 불확실한 변수가 많아 시간이 갈수록 이런 지표들도 위험 요인에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성장률은 수출이나 건설 실적 같은 큰 경제 이슈가 많이 반영되는데 국민 입장에서 경제성장률이나 무역보다 더 중요한 건 취업과 임금”이라면서 “지표로 나타난 경제성장률과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 사이에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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