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주부 9단 김 모(67) 씨는 평소 집안 청소를 할 때 락스를 꼭 사용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세정 제품 가운데 락스만큼 살균, 소독 효과가 뛰어난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나름대로 청소 노하우도 있다. 욕실 바닥에 락스와 세제를 희석한 물을 붓고 빗자루로 싹싹 닦아낸 뒤 30분 정도 방치한다. 이후 물을 뿌려 세제를 다 닦아내면 타일 색깔도 밝아지고, 타일 사이에 낀 곰팡이 때도 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때가 많이 끼는 부엌에서도 락스 사용은 필수다. 분무기에 물과 락스를 희석해놓고 싱크대나 도마, 칼 등에 뿌려 혹시 남아있을지 모르는 곰팡이균까지 제거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미리 희석해둔 락스물을 세탁기 안이나 냉장고, 식탁, 욕실 등에 수시로 뿌려 늘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서 “가족들은 락스 냄새를 싫어해 욕실 청소할 때만큼은 문을 닫아놓는데, 가끔 청소하다보면 눈 앞이 핑 돌며 어지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과연 밀폐된 공간에서의 락스 사용, 건강에는 괜찮은걸까?
정답은 ‘No’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락스의 정확한 명칭은 ‘차아염소산나트륨(NaCIO)’으로 가정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물에 녹여 희석한 수용액이다. 살균, 소독, 표백, 악취 제거, 곰팡이 제거 효과가 뛰어나 가정이나 식당, 업소 등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인체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먼저 락스는 염소 기반 표백제와 나트륨수산화물, 수돗물로 만들어진다. 염소 기반 표백제는 강력한 살균 및 표백 효과가 있어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거해준다. 또한, 나트륨수산화물은 지방을 분해해 배수구나 변기, 세면대, 욕조 등에 낀 때와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수돗물은 이들 성분을 희석시키는 역할을 해 가정에서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문을 닫고 장시간 사용하게 되면 눈이 따갑고 숨이 차오르다 호흡곤란이 올 수 있다. 또 장기간 반복적으로 락스 성분에 노출되면 만성 호흡기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 문을 다 열어놓은 상태에서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락스가 직접적으로 피부에 닿으면 피부 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화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고무장갑을 끼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른 화학제품과 사용하면 안돼요!
간혹 세정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식초나 다른 화확제품과 희석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유독 가스가 발생해 호흡기에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고, 암모니아와 혼합 시 염소 가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섞어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
만일 사용 중 현기증, 구토, 매스꺼움 등의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면 즉시 공기가 잘 통하는 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피부나 눈에 튀었다면 부식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니 물로 깨끗하게 닦아내야 한다.
만일 아이가 실수로 락스를 마셨다면 억지로 구토를 해서 뱉어내게 하면 안 된다. 이 과정에서 락스가 역류해 오히려 식도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락스를 실수로 마신 경우에는 물을 충분히 섭취해 락스의 농도를 희석한 후 곧바로 의료기관에 내원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물기가 많은 화장실이나 싱크대에 곰팡이 또는 바이러스가 번식할 확률이 높으니 창문을 열어 자주 환기해주고, 락스나 세정제는 주 1회 정도만 사용해 청소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