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이혼한 경력이 있는 소위 ‘돌싱녀’도 결혼 상대로 고려하는 미혼 남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혼에 관한 생각이 자유로워지면서 초혼의 여성만을 고집하던 비율이 낮아지며 ‘성격과 외모가 마음에 든다면 돌싱녀도 상관없다’라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측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혼 여성의 경우 경제적 능력이 좋으면 돌싱남도 괜찮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셨지만, 돌싱녀도 괜찮다는 미혼남성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라며 “결혼할 나이가 됐는데도 마음에 드는 여성분을 찾지 못했거나 돌싱녀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분들은 돌싱녀도 배우자 후보군에 포함시켜 달라고 말씀하신다”라고 말했다.
미혼남성 나이가 많아질수록 배우자로 돌싱 여성에 대한 수용 비중↑
27일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에 따르면, 미혼 남성들이 배우자감으로 미혼 여성에서 돌싱까지 범위를 넓혀 수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비에나래가 재혼정보업체 온리-유와 함께 지난 15일부터 26일까지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성 520명(‘36~39세’ 및 ‘40~43세’ 각 260명)을 대상으로 전화와 이메일 등을 통해 ‘결혼상대로 여성의 혼인 경험 수용 의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5.6%가 ‘미혼만 수용’으로 대답했다. 나머지 44.4%는 ‘돌싱도 수용’으로 대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6~39세’ 남성은 59.6%가 ‘미혼만 수용’으로 답했고, 40.4%는 ‘돌싱도 수용(‘사실혼까지 수용’ 26.2%, ‘비출산까지 수용’ 12.3%, ‘출산 경험자 수용’ 1.9%)’으로 답했다. ‘40~43세’ 남성은 ‘미혼만 수용’으로 답한 비중이 51.5%였고, ‘돌싱도 수용’은 절반에 가까운 48.5%(‘사실혼까지 수용’ 29.2%, ‘비출산까지 수용’ 16.6%, ‘출산 경험자 수용’ 2.7%)에 달했다. 미혼남성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배우자감으로 돌싱 여성에 대한 수용 비중도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멋진 삶을 사는 이혼 여성 보니 돌싱녀에 대한 인식 바뀌었다”
헬스센터를 운영 중인 안모(39)씨는 “5년 동안 만났던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와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헤어졌다”라며 “나름 견고한 사랑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친구의 배신에 상처가 너무 컸다”라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만난 연인과 헤어지고 나니 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분도 만나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라며 “혼인신고를 했었느냐의 차이일 뿐 헤어지게 된 이유와 상처의 깊이는 이혼하신 여성분과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법무사 공모(43)씨 역시 “일하느라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 하고 시간이 훌쩍 지나다 보니 마땅한 배우자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라며 “마음에 드는 분은 이미 결혼하셨거나 나이가 너무 어려 말하기조차 쉽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일로 만난 여성분이 있는데 이혼 경력이 있으셨지만 밝고 잘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라며 “그분을 보면서 돌싱녀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어 ‘돌싱녀를 만나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미혼남성 50.6% ‘결혼을 위해 돌싱녀 만나본 적 있다’
이처럼 미혼남-돌싱녀 조합에 대한 편견이나 경계가 무너지다보니 실제 현장에선 그런 형태의 만남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비에나래와 온리-유 조사 결과, ‘결혼을 전제로 결혼 실패 경험이 있는 여성을 만나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36~39세’ 남성 응답자의 46.2%와 ‘40~43세’ 남성 응답자의 55%가 ‘있다’라고 대답했다.
대기업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모(41)씨는 “선을 많이 봤는데 직장이 튼튼하다 보니 연봉에 관심을 두거나 공주처럼 대접받기를 원하는 여성들이 꽤 있었다”라며 “차라리 이혼한 여성들은 배우자감으로서 본인의 위치를 잘 알고 결혼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이어서 진솔하고 편안한 대화가 가능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아직 결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친한 형님이 이혼 경험이 있는 형수를 만나 잘살고 있다”라며 “형수님의 경우 배우자의 귀책 사유로 이혼했는데 이혼녀라는 꼬리표가 붙어 사회 생활하는데 눈치가 보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 형수님을 보면 차분하고 가정생활도 잘 이끌고 있어 이혼녀라고 색안경을 끼고 보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다시 실패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 책임감 있게 가정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면 신뢰가 가더라”라고 전했다.
과도한 조건 배제하고 상대에 좀 더 수용적이고 동조적인 것 같아
그렇다면 돌싱녀는 미혼 여성과 비교해 배우자감으로서 어떤 장점이 있는것일까? 비에나래와 온리-유의 설문조사 결과, 미혼 남성들은 돌싱 여성의 가장 큰 장점으로 ‘현실적이다(29.0%)’와 ‘덜 까다롭다(26.0%)’를 1, 2위로 꼽았다. ‘좀 더 수용적이다(21.0%)’와 ‘덜 날카롭다(16.5%)’ 등의 대답이 뒤를 이었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많은 미혼 여성들은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 아래 결혼하려면 완벽에 가까운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사고가 강하다”라며 “돌싱 여성들은 한 차례 아픔을 겪으면서 과도한 조건을 배제함은 물론 상대에 대해 좀 더 수용적이고 동조적”이라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이어 “이혼을 했다고 해서 반드시 인성이나 가치관, 생활 태도 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님이 확인되는 경우도 많다”라며 “오히려 이혼을 경험한 여성들이 ‘좀 더 유연하고 이해심이 더 많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