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역대급 엔저(엔화 약세)에 일본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치사율이 30%에 이르는 감염병이 일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어 관광업계가 비상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난해 10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가 251만6500명으로 코로나19 확대 이전인 2019년 같은 달(249만6568)보다 0.8% 많았다고 발표했다. 이 중 한국인 관광객은 63만1100명으로 방일 외국인 중 국적별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이러한 추세에 국내 관광업계도 일본 여행상품 담당 부서에 전담 인력을 늘리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섰지만, 최근 일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전염병 공포에 취소나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 발표를 인용해 최근 일본 전역에서 A군 연쇄상구균성 질환인 '연쇄상구균독성쇼크증후군(STSS)'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흔히 연쇄 구균 A로 알려진 STSS는 연쇄상구균 화농균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비말이나 신체 접촉, 상처를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TSS에 걸리면 주로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나타나며, 어린아이에게선 인후통이나 목 통증을 유발한다.
문제는 ‘무증상’이 대다수라 발병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워낙 전염성이 강한 데다, 합병증이나 패혈성 인두염, 편도선염, 폐렴, 뇌수막염 등 심각한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NIID이 발표에 따르면 STSS 발병 건수는 지난해 941건 보고됐는데, 올해는 1월과 2월에만 378건을 기록했다. 워낙 전염성이 강해 일본 47개 현 중 2곳을 제외한 모든 현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향후 감염 환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월 초 일본 가족 여행을 앞두고 있던 노 모(男·37) 씨는 “아내의 생일에 맞춰 오사카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전염병 확산 소식에 비행기와 호텔을 취소하고 가까운 대만으로 일정을 변경했다”면서 “첫 일본 여행이라 아이들의 기대가 가장 컸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 3분의 1은 50세 미만
보통 박테리아 감염은 면역력이 낮은 노인이나 어린이에게 치명적이지만, A군 연쇄상구균은 50세 미만에서 더 치명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12월 사이 STSS 진단을 받은 50세 미만 65명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21명이 사망했다.
STSS에 감염되면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나 중증 환자의 경우 집중 치료와 추가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간혹 전염성이 강한 박테리아는 30세 이상 성인에게 극심한 통증과 합병증을 유발하며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NIID는 "급작스러운 형태의 연쇄상구균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요인이 있다"면서 "지금은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STSS 감염 증가가 코로나19 팬데믹 격리 해제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지켜온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기본적인 감염 예방 조치를 지키지 않은 게 원인이라는 얘기다.
이에 일본 보건 당국은 STSS와 관련해 코로나19 때와 같은 수준의 위생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케미케이조 일본 보건부 장관은 "손을 깨끗하게 씻고 청결을 유지하며 기침 예절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