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새해가 되면서 미혼들이 세우는 계획 중 하나가 ‘연애’다. 연애가 쉽지 않다고 말하는 미혼남녀 중 많은 이들이 연애 경험이 거의 없거나 상대방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해 생기는 오해로 헤어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해마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연애다운 연애를 꼭 해야지‘라고 다짐하지만 생각보다 마음에 맞는 이성을 찾지 못해 솔로로 지낸다”라며 “나의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애인이 없는지도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24%만 연애 중…‘모태솔로’는 37%에 달해
20~30대 미혼남녀 57.3%가 연애 경험이 없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제적 원인이 연애하지 않는 이유 1위로 꼽혔지만, ‘딱히 이유가 없거나 모르겠다’는 응답도 큰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 12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는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전국 미혼남녀 20~59세 1174명을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의 75.8%는 연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24.2%만이 연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애 횟수에 대해 묻는 말에 ‘1~2회’라고 답한 비율은 36.9%, ‘3~4회’는 19%, ‘5회 이상’은 18.5%였다. 한 번도 연애하지 않은 응답자는 25.5%에 달했다. 연애하지 않는 이유로 ‘경제적 원인’이 17.2%를 차지했고 ‘마음에 드는 상대가 없어서’가 10%로 3위를 기록했다. ‘귀찮아서’ ‘관심이 없어서’는 각각 9.5%, 9%라는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딱히 이유가 없거나 이유를 모르겠다’는 항목도 15.8%라는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해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직장인 김모(28)씨는 연애를 안 한 지 4년이 넘었다. 그는 “대학 다닐 때 연애했고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는 한 번도 하지 않았다”라며 “특별히 연애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특별한 날이 되면 쓸쓸한 것 같기도 하고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편안하다”라며 “이런 마음이 지속되면 안 되는데 현재는 솔로인 것이 좋다”라거고 전했다.
대학생 이모(25)씨 역시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가끔 들지만 아직 경제적으로 자립하지 못했고 직장도 구해야 해서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라며 “요즘은 데이트 한번 하려면 10만원은 드는데 백수가 그런 돈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연애도 여유가 되고 능력이 되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지 구직 고민하고 밥값 따져가며 만나야 하는 경우는 안 하는 것이 더 나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상대에게 적극적이지 않은 이성은 매력적이지 않아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호감을 표시하냐는 질문에 ‘보통이다’라는 중립적인 응답이 42.1%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남성 응답자의 경우 33.9%가 ‘호감을 표시하는 편이다’라고 답했고, 19.9%가 ‘안 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여성 응답자의 28.9%는 ‘호감 표시를 한다’고 했고, 33.1%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5)씨는 “어렸을 때는 마음에 들면 무조건 돌진했는데 지금은 이것저것 따지게 된다”라며 “성과가 없을 것 같으면 아예 대시조차도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고 밀당을 해야 하면 아예 시작조차 안 한다”라며 “해바라기식의 사랑과 연애를 할 만큼 열정이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간호사 양모(33)씨는 “예전에는 남자들이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고 ‘식사 한번 하자’라는 말도 자주 했는데 요즘은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는데 너는 어때?’라는 식으로 말하기 때문에 적극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라며 “‘나는 네가 그냥 좋아’가 아니라 ‘내가 좋아할 건데 너도 좋아할 거니’라는 식의 태도는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애의 의미와 접근방식이 시대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
연애 대상의 어떤 점을 가장 중시하는지에 대해 성격이 33.5%로 1위를 차지했다. 첫인상, 외모는 25.4%, 가치관은 13.6%, 경제적 능력은 5.9%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연애 경험이 없는 응답자 중 20~30대 비율이 57.3%에 달했다는 것이다.
직장인 곽모(32)씨는 “요즘은 연애에 대한 갈망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취미생활을 즐기며 보내는 것이 더 행복하다”라며 “어차피 결혼에 적령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자연스럽게 때가 되면 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만남에 대한 부담이 없어야 하고 내 생활이 안정됐을 때 연애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피앰아이 관계자는 “연애의 의미와 접근방식이 시대와 함께 진화하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대인 관계에서 벗어나 다른 형태로 상호작용을 하며 자아실현을 추구하는 경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