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사는 60대 정 씨는 부쩍 살이 찌면서 허리가 아파 디스크가 아닐까 의심하기 시작했다는데요. 그는 동네 병원에 가서 검사를 찍어보니 정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불안한 마음에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는데요. 결국 가족과 함께 큰 병원을 찾아 MRI 검사와 엑스레이를 찍은 후 체중을 줄여야 한다는 진단과 함께 건강염려증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70대 김 씨도 건강염려증 진단을 받기 전까지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날들이 계속됐다는데요. 김 씨는 자식들이 간식을 사다 주면 "당뇨병 걸릴 것 같다"며 제대로 먹지 않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복통이 심해지면서 대장 암을 의심하기 시작했다는데요.
김 씨 아들은 "어머니가 평소에도 건강염려증이 심해 음식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운동도 잘 하지 않으신다"며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하시면서 다칠까봐 잘 걷지를 않으셔서 병원에 모시고 갔다가 건강에는 이상이 없고 너무 움직이지 않아 소화를 잘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걱정했습니다.
#30대 한 씨는 일을 하면서 자꾸 아프다는 생각을 한다는데요. 한 씨는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두통으로 하루 종일 컨디션이 제로가 된다"며 "병원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데 정신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닌가 걱정이 돼 걱정이 가시질 않는다. 병원에서는 건강이상증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한 씨는 자주 머리가 아프다며 자신의 증상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고 여러 의사와 네티즌의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건강염려증(건강염려증성 장애)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총 1만3972명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 문제에 더 예민해지면서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51.8%를 차지했다. 특히 60대가 22.7%로 가장 많았는데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자신의 몸 상태가 조금만 나빠져도 과민하게 반응하고 지나친 걱정으로 위중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많은 건강염려증 환자들은 자신에게 병이 있다고 믿고 불안해 하는데 의사의 검사 소견, 주변 사람들의 설득도 통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건강염려증이 지나치면 지나친 건강과 불안으로 인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우려되는데요. 직장에서도 업무 능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또 잦은 병원 방문과 반복되는 검사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만일 검사 결과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반복적으로 검사를 받으려 한다면 건강염려증을 의심해야 하는데요. 기침이나 복통, 소화불량 같은 증상도 위중한 질병으로 착각해 생활에 제한이 생기면 대인관계가 꼬이는 것은 물론 불안감이 동방돼 정상적인 활동이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30대 한 씨의 경우처럼 아무 증상이 없는데도 건강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릴 수 없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정신과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염려증으로 진단되면 두려움과 원인을 밝히고 환자의 관심을 신체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상담 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가 이뤄지는데요. 불안감이나 우울감이 심한 경우라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등 약물 치료도 할 수 있습니다.
전문의들이 말하는 건강염려증 자가진단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어느 정도 진단할 수 있는데요 먼저 인터넷 기사, TV에 나오는 질병이 모두 내가 알고 있는 질병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지,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예민한 편인지, 자신의 건강 상태가 안 좋다고 생각해 계속 메모를 하는지, 병원 진찰을 통해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지만, 다른 병원을 또 방문해 검진받지는 않는지, 건강이 염려되는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지는 않은지, 과도한 염려가 일상생활이나 업무에 지장을 주지는 않는지 등을 체크해 이 중 한 개만 해당해도 건강염려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지나친 건강염려증, 오히려 질병 원인 되기도
건강위험증이 심할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걱정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지나치면 오히려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최근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정신의학 연구센터 임상결과를 통해 건강 염려증(HC)이 심하면 일찍 사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전체적으로 건강 염려증 그룹은 여러 가지 질환으로 일찍 죽을 가능성이 대조군보다 84%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연구팀은 이 데이터베이스 중 건강 염려증으로 진단된 4129명(진단 시 평균 연령 34.5세, 여성 56.7%)과 이들과 성별, 연령을 매치시킨 건강 염려증이 없는 10배수의 대조군 4만1290명의 자료를 비교 분석한 결과, 건강 염려증 그룹은 여러 가지 질환으로 일찍 죽을 가능성이 대조군보다 84% 높았으며 특히 심장, 혈액, 폐 질환 그리고 자살로 사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이 많아진 한국 역시 건강염려증을 겪고 있는 이들이 많았는데요.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한국인의 건강에 대한 염려가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조사 결과(이케아 '2023 라이프 앳 홈 보고서)가 나온 것입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