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 미만 투자자, 2018년 7.4%→2022년 17.9%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주식시장에선 '개미'(개인투자자)가 늘었고, 영향력도 커졌다. 특히 국내 주식 뿐만 아니라 해외주식에도 관심이 늘었다. 시장변화에 따라 적극적으로 투자 영역도 확대했다. 하지만 단기 집중투자 등 지양해야 할 투자행태도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위해 개미들의 성숙한 투자문화 형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 코로나19 이후 개미 증가
지난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미가 큰 폭으로 증가해 주식시장에서 주요 참여자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팬데믹으로 증시가 폭락했지만 2020년 3월 이후 주요 국가의 금리인하 기조가 이어졌고,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개인의 주식투자가 크게 늘었다. 팬데믹 시기에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팔자'(매도)에 나섰다. 이에 맞서 개미들이 '사자'(매수)에 뛰어 들면서 증시를 떠받쳤다.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이유다.
실제로 주식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019년 9조3000억원에서 2021년 27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주식시장이 흔들렸던 2023년에도 11월 기준 19조7000억원 수준을 나타냈다. 주식시장 활동계좌수도 2020~2021년 크게 증가해 2023년 11월 기준 6870만개 수준에 달한다. 또 거래대금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63.3%에서 2023년 11월 67.8%로 증가했다.
■ 자산 증가 열망한 동학개미
동학개미 바람은 실물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불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자산 증식에 대한 절박함이 직접투자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노동과 저축만으로는 자산 증식이 어렵다는 인식이 퍼졌고, 2020년 이후 부동산의 급격한 가격 상승으로 실망한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2030세대 두 세 명만 모이면 주식 이야기가 자연스러운 광경이 된 셈이다. 일부에선 '벼락거지'에 대한 우려와 강박관념으로 주식 등 새로운 투자처에 열광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이재완 수석연구원은 "기술발달로 휴대폰을 통해 간편하게 주식투자가 가능해지고 SNS 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적극적으로 투자경혐을 공유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직접투자 심리가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 개미의 시장 영향력 커져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진화하는 개미들의 행진'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개인투자자는 2018년 556만명에서 2022년 1424만명으로 급격히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인구의 2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소유주식수 비중은 2018년 33.4%에서 2022년 37.9%로 확대됐다. 코스닥시장에서의 비중은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4050에 집중돼 있던 개인투자자의 연령대가 젊은층과 고령층 전반으로 확산했다. 실제로 20대의 주식투자 바람으로 30세 미만 투자자 비중이 2018년 7.4%에서 2022년 17.9%로 크게 늘었다. 젊은 부모들의 자녀를 위한 미성년자 계좌개설과 20대의 주식투자 붐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여성 투자자수도 4년 만에 3배나 급증했다. 주식소유자 가운데 여성의 비중은 2018년 40.5%(225만명)에서 2022년 47.8%(681만명)로 늘었다.
■ 투자영역 확대
미들의 특징은 투자경험과 학습을 통해 시장환경에 따라 전 세계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것이다. 주요 국가의 금리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주식시장으로 투자 영역을 넓혔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를 비롯해 일본 주식에 투자하는 '일학개미', 프랑스 주식에 투자하는 '불개미'까지 다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테슬라와 애플 등 해외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다. 또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학개미가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종목도 다양하다. 개별 주식 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인버스 ETF, 기업공개(IPO) 공모주 투자, 스팩(SPAC)투자, 비상장투자 등에 투자하고 있다.
■ "비합리적 투자는 개선해야"
전문가들은 손실위험을 키우는 집중 투자, 특정 정보를 무조건 믿는 형태의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기투자, 테마주 집중투자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
분산투자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지만 여전히 개미들은 일부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종목에 집중 투자한 주주 비중이 2018년 38.8%에서 2022년 30.8%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지적이다.
이재완 수석연구원은 "금융회사의 경우 다변화된 투자자 연령대와 투자경험을 고려해 유형별 눈높이에 맞춘 투자정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개인투자자는 특정 정보나 종목에 매몰되는 투자습관을 버리고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