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대표이사 박영식)이 새정부 출범 후 4대강 사업 관련 담합 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ㆍ경찰로부터 몇 번씩 불려다니는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각종 비리 행각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박영식 사장이 서종욱 전 사장 시절 행한 불공정, 비리 행위를 수습하느라고 몸살을 앓고 있는 것.
박 사장이 취임한 지 4개월째를 맞고 있지만 모그룹이 없는 대우건설은 그동안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불공정 담합, 비위 혐의 등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 산업은행이 존재하고 있지만, 해외수주 지원이나 4대강 사업과 관련한 비자금 조성, 입찰담합 혐의가 도덕적 해이를 체크할 수 있는 입장이 못되기 때문이다.
결국 대우건설은 지난 정부에서의 실적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후 국정감사 대상이 되거나 관급공사 입찰참여 금지와 과징금 100억 원의 처분으로 이어지는 굴욕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져 드러나는 비리행위의 연속으로 대우건설은 해외건설 수주 역량 역시 삼성물산에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겪었고, 비리 건설사의 대명사가 돼가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27일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신성식)는 대우건설에서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로 경북 영남대학교 안모 교수(57)와 경북대학교 이모 교수(54)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경북도청 새 청사를 짓는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대우건설로부터 안 교수 등은 건설사 선정 과정에 심의위원으로 참여해 후보 업체였던 대우건설에 좋은 평가를 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대우건설은 뇌물을 쉽게 주고받기 위해 부피가 작은 유로화를 이용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유로화는 500유로 지폐가 우리 돈으로 약 72만 원이어서 부피가 크지 않다.
2011년 당시 안 교수는 5만 유로(약 7,200만 원)씩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0만 유로(약 1억4,400만 원)를, 이 교수는 같은 해 5만 유로를 대우건설 직원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 25일 안 교수를 불러 조사했고, 이 교수를 대학 교내에서 체포했다. 뇌물을 건넨 대우건설 담당 직원도 불러 조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2011년 경북도청 이전추진단장으로 재직할 당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대우건설로부터 5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이우석 경북 칠곡군 부군수(59)를 지난달 구속기소한 바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일대에 건설 중인 중ㆍ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리장(방폐장) 1단계 공사와 관련해 시공업체 대우건설이 공사 감독기관 쪽에 금품을 건넨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2일 “경주 방폐장 건설 공사와 관련해 대우건설 현장사무소가 감독기관에 돈을 주고,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황이 나와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우건설 현장사무소와 하청업체를 압수수색해 각종 거래내역이 담긴 장부 등을 압수하는가 하면 감독기관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산하 환경관리센터 이모 센터장(59)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대우건설 현장사무소장 전모 씨(56)가 하청업체 임직원들로부터 이미 지급한 하도급 대금을 되돌려받는 방식으로 금품을 받고, 환경관리센터장 이 씨에게 돈을 건넸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시공사, 하청업체, 감독기관 등 3각 커넥션이 이뤄져 금품이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현재 검찰과 경찰의 조사 중이니 만큼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리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공사 부실로 인한 방폐장의 안전성 여부에 관해서는 “지금 알 수 없지 않느냐”며 일축했다.
한편, 경주 방폐장 1단계 공사는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했지만 대우건설이 주로 공사를 맡고 있다.
2006년 12월 공사를 시작해 애초 완공은 2010년 6월로 예정됐지만, 공사 과정에서 연약한 암반 등의 문제가 생겨 공사 일정이 연기됐다. 총 공사비는 5,300억 원 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