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원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로 가득 채웠던 객실을 최근 몇년간은 내수 고객이나 동남아 지역 관광객으로 채웠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까지 겹치면서 너무 힘든 시기를 보냈다. 최근 유커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한시름 놓게 됐다.”
유커가 다시 돌아온다는 소식에 들뜬 건 이 대표만이 아니다. 관광, 호텔, 유통, 항공, 자영업 할 것 없이 돌아오는 유커를 맞을 준비로 한창이다. 드디어 빗장이 풀렸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중국 정부는 한국에 대한 중국인 단체관광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완전히 풀린 건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로 당국이 단체 비자 발급에 제동을 건 지 6년 5개월 만이다. 중국 정부가 공식으로 단체 관광을 허용하며 중국 내 여행사들은 해당 국가에 대한 여행 상품 판매 및 항공 예약 등의 업무가 가능해진다.
관련 산업은 ‘유커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방한 외국인들 가운데 중국 관광객이 이미 3위를 차지할 만큼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단체 여행이 재개되면 더 많은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광업계와 지자체 등은 중추절 연휴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보고 유커 유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유커 수혜주로는 여행주가 있다. 여행 수요가 늘면 여행을 알선하는 이들의 실적도 개선돼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여행업종에서 최선호주로 꼽히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10일과 11일 2거래일 연속으로 주가가 올랐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도 하나투어는 10.42%, 모두투어는 8.22%로 상당히 높았다. 노랑풍선과 레드캡투어도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이 각각 27.72%, 3.94%를 보였다.
국내 화장품 산업에서 유커는 손꼽히는 큰손이다. 이런 점에서 화장품주의 부활을 기대할 수 있다.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은 9일 43만9500원에 장을 마쳤는데, 이틀 뒤인 11일엔 49만5000원에 마감했다. 주가 상승률이 12.63%로 두 자릿수를 훌쩍 넘어섰다. 또 다른 화장품 대형주인 아모레퍼시픽(7.68%)과 아모레G(14.83%)의 주가 상승 폭도 꽤 컸다.
중·소형 뷰티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토니모리는 연이틀 주가 상승률이 38.00%에 달했고, 한국화장품은 무려 68.87%, 코리아나는 46.78%나 급등했다. 이밖에도 마녀공장 34.43%(2만7450원→3만6900원), 잇츠한불 35.19%(1만2760원→1만7250원) 등도 좋은 주가 흐름을 보였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커 덕분에 호황을 누리다가 지금은 부진을 겪고 있는 면세점 업종 역시 업황 반전의 기대가 크다. 9일 7만4000원에 장을 마감한 호텔신라 주가는 11일엔 8만92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이틀간 주가가 20.54% 상승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유커가 안와서 다 죽겠다란 볼멘소리를 늘어놓은 게 엊그제 같은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면서 “국가별 관광객이 다변화한 상황에서 중국 단체 관광객의 유입 효과는 국내 관광산업에 큰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