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 곳곳에 깔린 바닷가 중, 종합선물세트 동해 해변, 망상!
(시사캐스트, SISACAST=양태진 기자)
완연한 초가을 날씨에도 한여름 바다가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면? 그 바다 만의 깊고 드넓은 기운이 아직 덜 쟁여진 여파가 아닐까. 그것도 단 한 번 본 적 없는 눈부신 바닷가에서의 기억을 품고 있다면 말이다.
이는 물론, 핑크빛 파스텔의 하늘이 은빛 파도로 물결치는 바다를 봤을 때 얘기다. 새롭고도 낯선 신비로움이 낮은 파도로 다가와 넘실넘실 거리는 곳, 이번에 소개할 해변, 바로 망상 비치다.
선글라스가 되려 방해 할지도 모를 해안선의 분홍빛을 따라, 은빛 파도가 부딪혀 보라빛 칵테일을 무한으로 제공해 주는 곳. 따로 주문하거나, 빨대를 꽂아 마실 필요도 없는 이 꿈 같은 분위기에 맘껏 취하다 보면,
이곳이 일출을 보기 위해 들르던 동해가 맞는 것인지, 아님 서쪽 어디론가 숨어버린 태양이 대체 무슨 연유로 이런 말도 안되는 칼라를 흩뿌려 놓은 건지, 도저히 믿기지 않는 비현실감이 현실로 다가오는 바닷가가 바로 이 곳, 망상 해수욕장인 것이었다.
핑크빛 실크의 길한 징조가 매번 기다려지는 바닷가, 망상 해변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망상해수욕장은 대한민국의 가장 인기있는 해변 중 하나로, 바로 위 쪽에 위치한 옥계 휴게소를 지나, 다소 특이한 양식의 보양온천호텔과 마주하다 보면, 그 맞은 편에 위치한 해변의 입구를 쉽게 찾아낼 수 있다.
피서지로서의 해변 문화가 모두 엇비슷한 양태를 보인다곤 하지만, 그래도 망상 해변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주변의 편리한 인프라 시설. 그것도 2019년 강릉-동해 산불과 2022년 강릉 산불로 인해, 제1오토캠핑장 등 꽤나 많은 시설이 전소된 바 있지만, 동해시 소방관과 공무원, 보양온천호텔 및 동해산업기술센터 직원들 모두의 헌신적인 노력 및 발빠른 대처로, 현재 부족함 없는 해변 문화 시설이 모두 갖추어진 상태다.
그런 위기가 오랜 기다림으로 회복될 수 있기까지, 망상(望祥) 해수욕장은 한자어로 갖는 그 본래의 의미 만큼이나, 더욱 모자람 없는 해변의 용모를 갖춰가고 있었다. '望'(바랄 망)과 '祥'(상서 또는 조짐 상). 상서로운 조짐을 기다려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망상 해변이라고 한다면, 무언가를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 또한 이곳에 들를 경우, 그것이 필히 이루어질 수 있는 조짐 또한 느껴볼 수 있는 것 아닐지.
이처럼 말의 해석은 자유라지만, 믿는 만큼 작용된다는 기치가 여지없이 적용될 것만 같은 이곳 해변 망상에선, 또 다른 많은 것들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왜인지, 파도가 더한 즐거움을 주려는 걸 어떻게도 용케 알아챈 이들이 서핑에서부터 제트스키 그리고, 곳곳에서의 오토 캠핑까지, 아주 찐한 바다와의 교감을 온종일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데 최적의 여건을 선사해 주고 있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잘 갖춰진 캠핑장을 비롯해 카페, 식당, 숙소 등, 여러 위락 시설들이 마치 해변과 한 몸이 된 듯, 발 길 편한 어우러짐으로 놓여 있어, 해변의 정취를 더욱 잘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넓은 해변가와 아주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카페와 놀이시설, 그리고 식당가들이 모두 낮은 건물로 이루어져 있어, 해변의 분위기는 보다 시원스러움을 자아내면서도, 옛 정감가던 해변의 편안한 정취까지도 놓치지 않도록 해주고 있다.
이러한 시설 뒤편으로는 넓은 주차장과 함께 펜션촌, 모텔촌, 그리고 카라반촌, 심지어 캠핑족들의 공간까지, 이 모든 것이 가장 효율적인 공간 소통을 이루고 있는 이곳 망상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동해의 깨끗함은 물론, 금빛 모래 결은 당연하거니와,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보기 좋은 산자락이 병풍처럼 둘려쳐져 있어 들르는 모든 이가 가장(?) 이상적인 해변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니다. 해변 남단의 가장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커다란 바에 들러, 파도 타기와 일광욕에 빠진 이들과 함께, 조용히 쉬어가는 것도 나름의 필수 과정인 것. 이곳에서의 피자와 바베큐 맛은 상당 수준으로, 요즘 밀고 있는 시원한 음료 한 잔을 들이키다 보면, 어느새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셀카 삼매경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홀로 바닷가를 거닐며 산책하기 좋은 이곳 망상 해변의 정점은 역시, 여느 해수욕장이 주는 위안 만큼이나 필히 기대되는 해 질 녘 타임. 망상이라는 한자어의 의미처럼, 마냥 마음을 비운 채 기다리다 보니 정말 신기한 징조가 밀려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내일은 또 얼마나 신선한 일들로 점철될 수 있을지,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삶을 더욱 기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이 색다른 동해의 노을 속에서, 누구나의 희망이 묻어나는 길한 징조 한타임 꼭 선사받을 수 있기를. 그런 차로 여름의 가차없는 어스러짐을 이곳 망상의 늦가을 정취로나마 미련없이 만끽해보자. 더 이상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