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영란 HRD아트컨설팅 부대표)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금요일 오후, 때마침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금요일인데 그냥 들어가기 싫다는 말에 순대국에 소주 한 잔씩 하자는 약속을 하고 자주 가는 순대국집에 들어섰다.
순대국과 소주를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 옆 테이블의 대화에 자꾸만 귀가 쏠렸다.
내용인즉슨, '2차는 어디로 갈지 정하고 나가자'였다. 두 중년 남성의 대화는 꽤나 진지했고 어떤 메뉴로 정할지 점점 궁금해지는 순간! 우리집 맞은편의 OO주점을 얘기하자 일행이 하는 말...
남자 1 : 거기는 딱 봐도 별로지 않아? 한 번 가봤는데 맛이 없더라고~
지나갈 때마다 손님이 늘 없잖아. 손님 없는건 다 이유가 있어!
남자 2 : 그래? 그럼 갈 필요 없지. 어디 아는 곳 있어?
지인과 나도 그냥 들어가기 아쉬운데 맥주라도 한 잔 더 하기로 하고 주변에 갈 곳을 물색하기 위해 지도앱을 열었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두 남자 얘기했던 술집은 ‘패스’하고 말았다. 설득당한 것이다.
내가 팔랑귀 일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현상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도 하다.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
[사례 1]
당신은 지금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려고 한다. 이 보험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회사다. 소비자보호원 조사 결과 고객만족도에서 만족 85%, 불만족 15%를 얻었다. 당신의 직장 동료가 2년 전 이 보험에 들고 자동차 사고를 냈는데 사고처리와 보상을 신속하게 처리해줘서 매우 만족해 하는 것을 봤다. 직장 동료는 이왕 보험에 가입하려면 이곳으로 하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당신이라면 이 보험에 가입하겠는가?
[사례 2]
당신은 지금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려고 한다. 이 보험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회사다. 소비자보호원 조사 결과 고객만족도에서 만족 92%, 불만족 8%를 얻었다. 당신의 직장 동료가 옆에서 봤다. 아직도 보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당신이라면 이 보험에 가입하겠는가?
[출처: DBR 178호 고객의 말을 중간에 자르지 마라 감정상하면 어떤 마케팅도 효과 없다 中]
합리적인 선택을 한다면 당연히 <사례2>에 가입하겠다는 사람이 많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사례1>에 가입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결정을 할 때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기 보다는 지인이 겪은 사례에 영향을 받아 주관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인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구한다.
"혹시 치과 잘하는 곳 알아?“
”옆 동 아줌마가 OO병원에서 허리 수술했는데 아주 잘됐대. 나도 거기 좀 가볼까?“
"내가 다니던 미용실 디자이너가 그만뒀어. 미용실 바꿔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하지?"
"지금 쓰고 있는 OO화장품 어때?"
"부모님 생신이라 식사 장소를 찾고 있는데 어디 좋은데 알면 추천 좀 해줘~“
‘장사천재 백사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백종원대표는 장사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재방문율‘. 식당 성공을 예측하는 방법 ’먹고 나간 사람들이 누군가를 데리고 온다‘ ’추천을 받아 온다‘ 였다.
이는 고객관리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제공된 음식을 대부분 남기고 아무 말 없이 떠나는 고객 한 명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부정적인 경험을 한 고객은 그 식당을 방문하려고 했던 친구 즉, 잠재고객을 설득하게 되고 식당은 고객 1명이 아니라 더 많은 고객을 잃게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
요즘 물가, 인건비가 많이 올라서인지 주변의 식당, 카페 등 키오스크와 셀프서비스를 운영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앉아 있는 손님이 무엇이 더 필요한지, 잔반은 왜 남기는 것인지를 살피려는 노력들이 부족해 보인다.
손님이 점점 줄고 매출이 떨어져 걱정이라면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는다는 자기합리화에서 빠져 나와 우리 매장에서 손님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부정적 소문으로 이어질 수 있는 Defect(결함) 요소를 먼저 점검하고 개선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금 이순간도 어떤 곳은 줄을 설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으니까...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