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테리어 관련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이 전년보다 약 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내 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실내 공간을 새롭게 꾸미는 인테리어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홈족들이 증가함에 따라, 상업시설은 홈족들을 집 밖으로 이끌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해졌다.
홈족들의 소구점을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물론, 집과는 구별되는 인테리어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업시설들이 늘고 있다. 1인 가구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크게 거리두기를 할 필요도 없고 다른 동거인도 없으니 마음이 더 편하고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다만 “1인가구와 사회를 이어주는 관계 지향적 활동이 줄어들면서 개인화 경향이 가속할 될까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제일 편하고 행복하다”
KB경영연구소가 1인가구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간한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보면 국내 1인가구의 1인 생활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57.0%로 나타났다. 직장인 이모(35)씨는 독립한 지 7년 된 싱글남이다.
그는 “처음 독립을 했을때는 퇴근하면 늘 혼자있다는 생각에 일부러 약속도 많이 잡아 늦게 귀가하는 일이 잦았다”라면서 “2년 정도 지난 후에는 혼자 집에서 저녁을 해 먹는 것도, 혼자 영화를 보는 것도 익숙해지면서 혼자가 편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로 사회생활에서 모임이나 활동이 줄어들면서 혼자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고, 혼자서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도 스스로 깨달았다”며 “지금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제일 편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법무사인 고모(37)씨도 “고향이 여수라서 대학생 때부터 자취하기 시작하면서 혼자 살았다”라며 “혼자 살다 보니 내 위주로 내 생활방식대로 생활할 수 있어서 너무 편하고 익숙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생활이 너무 당연시돼서 그런지 결혼을 못 하고 있다”라며 “내 개인의 공간과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아직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덧븥였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로 밖에서의 여가활동 대신해
이런 가운데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서 여가활동 및 휴식을 즐기는 것을 선호하는 이른바 집순이 혹은 집돌이라고 부르던 사람들을 최근 ‘홈족(Home族)’이라 부르며 이들과 관된 경제활동인 ‘홈코노미’가 각광을 받고 있다. 취업 포털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16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8.6%가 자신을 ‘홈족’이라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집이 단순한 주거기능으로서의 공간을 넘어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박모(23)양은 “요즘엔 밖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편하고 좋다”며 “집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인터넷으로 자주 찾아본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를 보며 요리도 해먹고 퀼팅도 배운다”면서 “혼자 차분히 앉아 영상을 따라하다 보니 실력도 많이 향상되고 학원까지 가지 않아도 되니 시간상 여유도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홈트레이닝 홈시네마 홈카페 홈뷰티 등 뭐든 집에서 할 수 있어
이처럼 자신을 ‘홈족’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제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 ‘홈코노미’의 열풍으로 가장 득을 본 분야는 ‘홈트레이닝’이다. 이는 유튜브의 영향이 크다.
유튜브에서는 요가를 비롯한 부위별 근력 운동 등 분야별 전문가들의 ‘홈트레이닝’ 관련 영상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비싼 피트니스비용을 내지 않아도 운동을 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집에서 유튜브 속 전문가가 알려주는 대로 운동을 따라할 수 있게 됐다. ‘홈트레이닝’이 뜨면서 관련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주부 강모(43)씨는 “워낙 헬스장 가격이 비싸다 보니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선 나를 위해 돈 쓰기가 쉽지 않다”라며 “요즘 유튜브로 전문가들이 운동을 알려줘서 집에서 운동하고 있는데 헬스장까지 가지 않아도 돼서 부담이 적고 운동내용도 이해하기 쉬워 자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가구 조립, 인테리어 하며 나만의 스타일로 꾸밀 수 있어
2030세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홈코노미’의 분야는 ‘홈인테리어’와 ‘홈카페’다.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직접 페인트나 벽지를 바르고, 가구를 조립하는 ‘홈인테리어’ 시장이 가장 먼저 발달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북유럽 풍의 디자인과 조립·배송 비용이 없는 DIY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스웨덴 가구 제조업체 ‘이케아’를 가장 선호한다.
‘홈인테리어’가 2030세대 ‘홈족’들 사이에서 SNS와 유튜브를 타고 대세 취미로 떠오르면서 ‘북유럽 인테리어’, ‘조립가구’의 인기가 높아졌다.
대학생 유모(22) 군은 “최근 자취를 시작하면서 집을 꾸미는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내가 직접 가구를 조립하고 인테리어를 하면 진정한 나만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모(37)씨 역시 “잡지나 영상을 보며 조금씩 집에 변화를 주는 것을 좋아한다”라며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생각보다 쉽게 꾸밀 수 있어 홈인테리어를 하는 것이 요즘 취미 생활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