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일자리가 급감하면서 취업 대신 편의점 창업에 도전하는 2030 청년들이 늘고 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성장성 있는 분야에 투자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박 모(29·남)씨는 “군대 제대 후 중소기업에서 4년간 일했는데, 업무량에 비해 급여가 너무 낮아 늘 생활이 빠듯했다”라며 “이직도 고려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경험이 없으니 식당이나 커피전문점은 엄두가 나질 않아 1년 전 퇴직금에 부모님의 여유자금을 보태 편의점을 인수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확실히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니 더 열심히 일하게 되고, 조직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통해 직원 관리나 재고관리, 서비스교육도 철저하게 하고 있어 단골 고객들도 많아졌다”라며 “월 순수익도 직장생활에서 받은 월급보다 30~40% 정도 높아 그동안 모은 돈으로 올해 안에 점포 하나를 더 오픈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박 씨와 같이 삶의질 향상과 경제적 독립을 원하는 2030 세대들이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편의점 창업에 도전하면서 신규 창업자 중 20대 점주 비율도 해마다 늘고 있다.
각 사의 점주 관련 데이터에 따르면 GS25의 신규 가맹점주 중 2030 점주 비중은 2019년 34.0%에서 올 1분기 41.6%로 증가했고, CU는 같은 기간 23.4%에서 45.4%로 늘었다.
20대 점주만 놓고보면 CU는 2020년 7.4%에서 지난해 16.2%로 상승했고, GS25도 2020년 12.9%에서 지난해 15.8%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도 11.4%에서 13.0%로 1.6%포인트 늘어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매출은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편의점 매출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3사(CU·GS25·세븐일레븐) 매출은 전년 대비 6.8% 늘어났고, 지난해 처음으로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매출을 제쳤다.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15.9%)도 대형마트(15.7%) 앞섰다.
“간편식부터 신선식품까지 편의점에선 다 판다”
편의점 매출이 해마다 증가하는 배경에는 소비행태 변화에 따른 발빠른 대응과 1인가구, 홈술족, 혼밥족 등 타깃층을 겨냥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있었다.
굳이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을 가지 않아도 채소나 정육 등의 신선식품부터 도시락, 주류, 안주류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고, 택배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어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 고객도 크게 늘었다.
특히 물가상승으로 외식비용이 부담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편의점 도시락과 커피는 단연 인기 품목으로 꼽힌다.
직장인 안 모(32·여) 씨는 “요즘 식당에 가면 점심 한 끼에 최소 1만원은 있어야 밥을 먹을 수 있고, 밥값 못지않은 커피값 충당하느라 하루 외식비용으로만 2~3만원 지출했는데, 편의점을 이용하면 도시락과 커피 모두 합쳐도 만원을 넘기지 않아 경제적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편의점 창업은 이미 국내 시장에서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무작정 창업에 나서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 편의점주는 “소자본 창업이라고 하지만, 창업비용 외에도 월세나 전기료, 인건비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또 편의점은 입지가 가장 중요한만큼 상권분석과 고정비 지출 등을 감안해 창업에 도전해야 하고, 아르바이트 직원에게만 의존하다보면 그만큼 인건비 지출이 늘어날 수 있으니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GS25, 20대 청년 신규 창업 시 지원금 300만원 지급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20대 청년의 편의점 창업을 적극 돕기 위해 신규 GS25 오픈 시 창업 활성화 지원금 300만원 지급과 함께 본부 보증금을 면제(2000만원)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올해 기준, 창업 활성화 지원금 혜택을 제공 받는 대상은 만 19세(2004년생)~만 29세(1994년생)다. 이들이 GS25 본부가 임차보증금, 임차료 및 시설투자 등을 지원하는 공동투자형 (GS2타입) 신규 매장을 오픈하면 해당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지원금을 받게되면 20대 가맹 경영주는 편의점 최소 창업 비용(GS2타입 기준 4270만원)을 고려할 시 54% 이상의 투자비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GS25는 이달부터 해당 지원 제도를 안내하고 청년 예비 경영주 모집에 돌입했으며, 오픈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창업 활성화 지원금 등의 첫 지급 시점은 8월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