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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손학규號’ 닻 올렸지만 난관 , “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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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손학규號’ 닻 올렸지만 난관 , “잘 될까”
  • 박지순 기자
  • 승인 2008.01.15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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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선출 방식으로 투표해 1차서 대표로 확정
이해찬 반발로 당떠나고 후속 탈당 도미노 우려
민주 등 “이제 신당은 짝퉁 한나라당” 거센 비난
정대철-추미애등 중진의원 회의불참등 후폭풍

이해찬 전 총리가 지난 10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통합민주신당대표로 선출된 것에 반발, 전격 탈당했다.

손 전 지사는 지난 1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실시된 중앙위원 회의에서 재적위원 514명 가운데 306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164표를 얻었다.

이날 투표는 출마 후보 없이 중앙위원들이 지지후보 1명씩 이름을 적어내는 `‘교황 선출식’으로 진행됐고, 손 전 지사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추가 투표 절차 없이 대표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나라당을 탈당해 신당 창당에 합류한 손 전 지사는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에게 패배했으나, 신당의 새 간판으로 선출됨으로써 당 쇄신작업과 4.9 총선을 전면에서 이끌게 됐다.

이 전 총리는 전날 친노 의원들과 만나 “손 전 지사가 민주개혁세력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과 정체성에 맞느냐”며“손 전 경기지사가 당 대표가 됐을 경우 정치를 계속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정계은퇴까지 염두에 둔 말로 해석됐다.

이 전 총리는 “제가 신당을 떠나는 이유는 결코 손학규 개인이 대표가 됐기 때문이 아니라, 손학규 대표가 오랫동안 정당생활을 하였던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향이 결코 제가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어떠한 정체성도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라고 탈당의 배경을 밝혔다.

이 전 총리는 또 “이런 정치 상황이 오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 점에 대해 저는 깊은 책임을 느낀다”며 “더구나 여야의 주요 정당 대표를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 맡게 된 정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그로 인해 저희를 지지해 주셨던 분들이 느낄 혼란과 허탈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는 소회를 드러내기도 했다.

손 전 지사가 대표로 선출된 데 반발해 이 전 총리가 보도 자료를 내고 탈당을 선언한 데 이어 유시민 의원을 비롯한 친노 그룹 의원들의 후속 탈당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예상보다 큰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러나 신당경선 때 이 전 총리의 대변인이었던 김형주 의원은 이 전 총리의 탈당 소식이 나오기 두 시간 정도 전에 “(친노 세력이 탈당할 경우) 친노의 독자세력화로 비쳐지기 때문에, 탈당에 무게를 두는 의견은 많지 않다”며 “집단적으로 함께 거취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도 지난 8일 최초로 탈당 의사를 밝히며 “탈당 등 향후 거취는 의원들 각자가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 측근 의원이 전했다.

이 전 총리의 탈당은 계파 전체의 행보와는 별도로 5선 중진으로 국정 실패와 대선 패배 등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친노 그룹의 집단 탈당이 이뤄질지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봐야 할 것이다.

친노 의원들의 탈당은 신당이 지닌 `정치적 부담‘을 덜어준다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출신인 손 전 지사가 신당의 간판이 된 데 따른 `정체성의 혼란’을 정면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손 전 지사가 당 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하기 곤란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자유신당 등 주요 정당의 대표 3명을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 맡게 된 데 대해 “신당은 이제 한나라당의 2중대가 됐으며 야당할 자격을 잃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우선 손 대표의 선출을 축하한다. 대선도 끝났고 이제는 정치도 정상화시키고 정치문화도 향상시켜야 한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에 회동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중앙위 회의에는 경선을 주장했던 정대철 상임고문과 염동연 의원, 추미애 전 의원, 정성호, 문병호 의원 등 초선 쇄신그룹, 문희상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이 대거 불참, 거센 후폭풍을 예고했다.

이들은 그동안 교황선출방식의 대표선출에 강력 반발하고 분열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어 향후 분당이나 탈당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민주당계 관계자는 “추미애 전 의원, 정대철 고문, 염동연 의원 등이 구 민주당계이지만 당장 탈당과 같은 행동통일을 할 만큼 과거와 같은 관계를 유지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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