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국내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에코프로의 주가 상승세가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품 우려에도 연일 신고가를 돌파하면서 기어코 종가 기준 70만원을 넘어섰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차전지 양극재 업체인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보다 24.70% 오른 7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비엠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5일 50만원대 주가에 진입하면서 60만원대 주가를 기록한지 불과 3거래일 만에 60만원대를 건너뛰고 단숨에 70만원대로 올라섰다. 이 기간 상승률은 52.00%에 달한다. 불과 한 달 전인 3월10일 에코프로의 주가는 30만8500원 수준이었다. 올해 초인 1월 2일 시가(10만3000원)와 비교하면 600% 넘게 치솟았다. 올해 들어 주가가 7배가량 늘어났다는 얘기다.
에코프로의 자회사 에코프로비엠도 마찬가지였다. 10일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보다 3만5000원(13.59%) 오른 29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조만간 30만원대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자회사 에코프로에이치엔 역시 같은 날 전 거래일보다 2.28%(1800원) 오른 8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분에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순위 1,2위를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가 차지하게 됐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시총은 28조6069억원을 기록하면서 코스피 시총 12위인 카카오(25조8927억원)를 앞질렀다. 네이버의 시가총액(31조6615억원)과는 불과 3조원 차이 밖에 안 난다.
에코프로의 시가총액도 18조6833억원으로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지주사인 LG(13조2919억원), SK(12조7018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19조8661억원)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전체 그룹사로 따져봐도 에코프로 3사 시총 합은 48조4000억원을 기록하면서 47조원 안팎의 카카오그룹주 4사(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수준을 뛰어넘었다. 에코프로가 연매출 5조원 안팎의 중견기업이라는 걸 고려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이 회사는 이차전지 양극재 소재와 친환경 사업을 양대 축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중 양극재의 영향력이 상당한데, 양극재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라서다. 에코프비엠은 국내 1위이자 세계 2위 양극재 생산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배터리 판매가 급증한 데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세액공제가 적용되면서 수익성이 한층 향상됐기 때문이다. IRA 세부 법안에 따르면 2차전지 생산 과정에서 부가가치의 50% 이상이 미국 또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에서 나오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IRA법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다른 이차전지 관련 종목보다도 에코프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높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4일 에코프로에 대해 주가가 현저한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며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 사업이 유망하고 미래 실적이 긍정적인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상승해 이를 검증할 기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