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요즘, 한국의 출산율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꼴찌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출산율이 1명대 아래로, 2007년, 2012년 꼴찌에서 두 번째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면 2004년부터 16년째 출산율이 꼴찌인 셈이다.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6년간 약 280조 원의 예산을 쏟아부으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해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맞벌이 부부인 주부 강 모(35세) 씨는 최근 자녀가 다니던 어린이집을 문을 닫으면서 당장 보낼 곳이 없어 친정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가정보육을 하고 있다.
강 씨는 “최근 들어 우리 지역에서만 2개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영악화도 문제가 됐지만, 정원 부족으로 유지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라며 “2년 전만 해도 지역에서 가장 인기가 좋았던 대형 유치원도 결국 정원을 채우지 못해 경영악화에 시달리다 지금은 요양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출산율 감소로 유치원이 요양원으로 바뀌고, 초등학교가 폐교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출산율이 감소하는 데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와 터무니없이 높은 집값, 사교육비 부담 등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결혼 적령기가 점점 늘어나고 혼인 건수가 감소한 것도 저출산 심화의 원인이다.
결혼생활 3년 차인 직장인 유 모(34·여) 씨는 영끌족이다.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내집마련을 하느라 2세 계획은 꿈도 못 꾼다.
유 씨는 “맞벌이 부부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편은 아니었는데, 1년 전 서울에 소형 아파트를 마련한 후 집값이 하락해 오히려 빚만 더 늘었다”라며 “계획은 올해 아이를 가질 생각이었지만, 경제적 문제로 자녀 계획은 당분간 미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합계 출산율 최저 지역 ‘서울(0.59명)’...첫 출산 평균나이 33.0세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을 시도별로 보면 서울(0.59명), 부산(0.72명), 인천(0.75명) 순으로 서울이 가장 낮았다. 합계 출산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1.12명)이었다.
작년 합계 출산율은 통계청이 2021년 12월 내놓은 장래인구추계 상 전망치(0.77명)와 유사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2000건으로 1년 전보다 1000건 줄었다.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혼인 건수는 2021년(19만3000건) 처음으로 20만 건 아래로 떨어졌다.
첫 아이를 낳아 엄마가 되는 나이도 33.0세로 전년보다 0.3세 높아졌다. 이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고, OECD평균(29.3세)보다 3.7세 높은 수준이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35.7%)은 전년보다 0.7% 포인트 늘었고, 아이를 갖더라도 한 명에 그치는 추세도 두드러졌다. 첫째 출생은 1년 전보다 5.5% 증가했지만, 둘째와 셋째는 각각 16.8%, 20.7%로 감소했다.
정부는 “장래 인구 추계에서 올해 출산율은 0.73명으로 잡았다”라며 “0.78보다 더 줄어들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혼인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합계출산율이 2024년 0.70명까지 하락한 뒤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