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보고 듣는 세상이 다가 아닌 줄 알기에, 영상 속 살아있는 'Kpop라이브와 클래식, 정보채널과 먹방'에 취하다 보면, 어느새 불금의 깊은 밤도 순삭*되어 있을지 모른다.
(* 이전 [불금엔OST]는 [화요1MUSIC]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양태진 기자)
다른 건 몰라도, 이 시점 가수 '태양'의 '눈, 코, 입'은 새로운 코너의 시작을 알리기에 안성맞춤인 듯 보였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그러하듯, 코너의 시작도 나중의 끝과 맞닿아 있음을 초장부터 의미부여해 보고 싶었던 것.
너의 눈, 코, 입, 날 만지던 네 손길, 작은 손톱까지 다
여전히 널 느낄 수 있지만..
만남에 끝에 놓인 상대라면 항상 이런 말을 해줄 수 있기를. 이러한 참된(?) 바램을 먼저 떠올리다 보면, 과정의 중요성 또한 직감하기 마련이다. 마무리가 아름다워야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것처럼, 그런 끝을 위해선 무엇보다 시작을 비롯한 매 순간에도 그런 바램이 깃들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 가사의 내용도 그렇고, 첫번째 영상으로 꼽은 '판타스틱 듀오'의 서로 다른 놀라운 조화도 그렇듯이.
*순삭(瞬削) : '순식간에 삭제', '순간 삭제' 등의 줄임말로, 무언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보통 컴퓨터 게임 속 캐릭터가 순간적으로 죽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어쨌든, 요즘의 콘텐츠 플랫폼이 모든 영상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유튜브'(속칭 '너튜브')의 장기집권체제로 들어간 이상, 그것으로부터의 득과 실을 따져보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물론, 스마트폰의 보급과 동시에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의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든 상황이니 만큼, 좋은 시너지에만 집중하면 별 무리는 없을 터,
가벼운 상상으로 가득한 영상들을 통해, 매일 살아있음을 느끼고 더 큰 활력를 얻을 수만 있다면, 유튜브로 통하는 길은 거의 지상낙원에 가까운 것이 될지 모른다. 이에 작은 표지판 하나 정도가 될 만한 이 코너를 통해, 예전의 TV편성표, 그 이상의 도움을 얻어갈 수 있기를. 어떤 면에선 거대한 대양(大洋) 위 작은 파문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미 감상한 영상이라해도 다시 보면 더 좋을 만한 콘텐츠를 기준으로 선별했다. 나열 순서는 시 또는 이야기 구성 중 하나인 '기승전결'을 따랐다.)
기. 검색어 : '판듀 눈코입'
유튜브 홈페이지 검색 창에, 이 두 개의 단어를 치면 'SBS엔터테인먼트' 채널 영상이 제일 상단에 뜬다. 실검 조회수 2928만 회. 그 바로 밑에는 '빅뱅'의 공식 채널 영상으로 약 6년 전 해당 영상이 1.3억 뷰를 달성해 놓고 있다. 그만큼 믿고 찾아들어가 볼 만한 충격적인(?) 듀엣 공연이라 할 수 있는 것.
여기서의 충격은 알다시피 매우 긍정적인 것이다. 가수 '태양'의 가창력이 '빅뱅' 활동 당시 보다도 - 이름 값 하듯 - 더 큰 빛을 발했음은 물론, '대전의 리듬깡패'란 애칭으로 등장한 일반 여성의 실력은 그야말로 원곡의 감성 자체를 뛰어넘고 있다. 여성으로서는 다소 굵은 듯 들리지만, 모던 발라드 내의 거의 모든 표현 범주를 아우르는 듯, 그녀만의 기막힌 저음 기교과 열린 귀는 '태양'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 서로를 마주한 채로 흐느끼듯 터뜨려내는 감성을 포함해 이 둘만의 모든 제스춰들은 명곡 '눈, 코, 입'의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것도 모자라, 남녀 듀엣 라이브를 통틀어, 역대급 순위에 올라설 만한 눈부신 조화를 이루어 내고 있다.
승. 검색어 : '안인모 베토벤 월광소나타'
그 흥분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는다면, 또 다른 감성의 판듀 무대를 찾아 본다거나 연관된 영상 중, 태양의 '눈, 코, 입' 공식 뮤비 정도를 감상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연인의 사랑과 이별의 감성에서 자칫 헤어나올 수 없다라면, - 결코 빠져죽지 않을 만큼의 - 고전 클래식의 심해로 더 들어갈 볼 필요가 있다.
아니, 그 선택은 오히려 감성충만의 호기(好機)로 작용할 지도 모른다. 그것도 베토벤식 사랑 표현에 심취해볼 수 있다면 말이다. 그러한 감정이 오롯이 담긴,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오랜만에 찾아 듣다 보면, 그 유명한 1악장과 더불어, 3악장의 깊이감에 또 다른 궁금증을 떠올려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그것의 핵심을 간파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피아니스트 '안인모'의 약 5개월 전 영상인 것. 제목은 '임윤찬 베토벤 월광 소나타 3악장 감상'으로서, 여기서의 '임윤찬'은 현재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든 우리나라의 천재 피아니스트를 말한다. 그의 연주만을 찾아 들어가보는 것도 꽤 나쁘지 않은 길선택이 될 수도 있을 듯. (다시 돌아나올 수만 있다면 말이다.)
전. 검색어 : '유튜브 최초 동영상'
이쯤되면, 연관된 영상들의 나몰라라식(?) 홍수 속에서, 대체 이 많은 영상들의 최초는 무엇일까라는 - 다소 뜬금 없으면서도 영양가 없는? - 호기심이 찾아들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일까? 그냥 바로 해당 검색어를 창에 쳐 넣어보자. 이후, 가장 먼저 클릭해 볼 만한 것은, 쇼츠로 나열된 영상들 중 하나인 것. 바로 '유튜브 최초의 영상'이라 쓰인 쇼츠이다. 이를 클릭하면,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에 잠시나마 고개를 끄덕여 볼 수 있다.
그런 연유로 더 많은 지식을 얻어 '자랑하고 싶어진다'면, 그런 욕망을 기치로 내걸은 채널 '알면 자랑할 수 있는 지식'의 아이콘을 눌러 더 많은 영상들을 찾아보자. 평소 알 수도 없었거니와, 정말로 그런 것인지 싶은 생각에, 소위 '단짠'과도 같은 흥미본위의 가십거리로 맛스런 상상의 나래까지 펼쳐 볼 수가 있다. 이런 여러 다양한 내용들을 상대적으로 더 알기 쉬운 표현과 구성을 통해, 궁금증까지 정확히 짚어내려는 의도가 참으로 맘에 드는 채널이 아닐 수 없다.
결. 검색어 : '전설의 할머니 라면집'
단순한 정보의 바다에서 자유로이 수영도 했겠다, 이젠 다소 허기진 배를 잠시나마 돌아봐야 할 때. 하지만, 꼭 이럴 때면, 뭘 먹어야 좋을지 몰라 난감할 때가 더러 있다. 시각과 청각의 자극에만 꽤나 오래 사로잡혀있다 보면, 그만큼 미각의 현실 본능도 상대적으로 감퇴되어 있기 마련인 것.(나만의 뇌피셜이긴 하지만,)
이럴 때엔, 잠시나마 속 든든한 것들을 한 번 떠올려보자. 누군가는 진한 국밥이나, 그 밖의 비싼 향토 음식들을 떠올려 볼 수도 있겠지만, 추운 겨울, 그런 겨울다운 옛스럽고 멋스런 분위기에서의 가장 토속적인(?) 라면 국물 하나, 통통하게 살아있는 면발들과 함께 떠 올릴 수만 있다면, 이것 만큼 터진 침샘 다독여주는 포만감도 그리 많진 않을 것이다. 이에 궁극의 한국사람 속, 제대로 꿰뚫기도 모자라, 그런 정통의 맛집으로 고스란히 초대해주는 채널, '맛있겠다 Yummy'는 약 1년 전 '전설의 할머니 라면집 Top8'으로 구겨진 냄비와 그 분위기에서 낼 수 있는 라면 맛의 최대치를 한 껏 이끌어내 보여주고 있다. [시사캐스트]
(구겨진 인생도 달큰한 냄비라면 하나면 다 펴질 것만 같은, 유튜브 속의(소개) 이야기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