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권현경 기자)
고령화, 만혼, 비혼 등의 영향으로 현재 우리나라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가구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가구 구조 변화는 사회경제적인 측면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 1인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 정책과 사회제도는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어떤 점들이 개선돼야 혼자 사는 사람들의 행복을 높일 수 있을까.
지난 7월, 국회미래연구원은 ‘2021년 한국인의 행복조사’ 자료를 활용해 ‘1인가구의 행복 분석’을 「국가미래전략 Insight」 48호’에 자세하게 다뤘다. 혼자 사는 게 특별하지 않은 미래 사회에 혼자 사는 사람들은 여럿이 함께 사는 사람들보다 행복한지, 혼자 사는 사람들의 행복 요인은 무엇인지, 세대별로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봤다.
세대별 1인가구의 행복 영향요인 비교 분석 결과, 30대 이하 청년 1인가구의 행복감은 평균 6.60으로 가장 높았다. 40~50대 1인가구 6.22, 60대 이상 1인가구 5.96으로 연령이 높을수록 행복감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30대 이하 청년 1인가구는 대학재학 이상, 비수도권에 거주하는 경우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나타났다. 생활수준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수록, 안전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수록, 일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수록,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행복감이 높았다.
40~50대 중년 1인가구는 생활수준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수록, 일에 대한 만족감이 높을수록,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높을수록 행복감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재학 이상의 교육 수준에서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였으며, 동네 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행복감이 낮게 나타났다.
60대 이상 고령 1인가구는 여성의 행복감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생활 수준, 안전감, 미래의 안정,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행복감이 높은 경향을 보였으나 소득이 높을수록, 대인관계 만족도가 높을수록, 동네 환경 만족도가 높을수록 행복감이 낮은 경향을 보인다.
또한 60대 이상 고령 1인가구는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 빌릴 사람이 있는 경우, 몸이 아파 거동이 불편할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는 경우에 유의하게 행복감이 높은 경향이 있었다.
◇ 가족 중심의 법과 세제 등 각종 제도 개인 중심으로 검토 필요
1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정책과 사회제도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국가미래전략 Insight」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이 여럿 같이 사는 사람들보다 전반적 행복감, 만족도, 신뢰도가 모두 낮게 나타나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국회미래연구원은 혼자 살게 되면 기존 가족 제도와 달리 가족 본연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게 되므로 우울감 해소, 사회적 고립 예방, 경제생활 기반 마련 등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정책 지원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가족해체로 인한 비자발적 1인가구 중 경제·사회적 약자는 고립 가구의 특성을 가지므로 사회적 연결망 구축, 커뮤니티 단위에서의 건강검진, 심리상담 등 1인가구를 위한 돌봄서비스제공 등의 사회적 보살핌을 제공하는 공공의 역할도 제안했다.
1인가구 소득은 전체의 평균 소득에 비해 적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는 가구 중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므로 1인가구 복지 정책 추진하고, 최근 20대와 30대의 자발적 1인가구 급속한 증가에 따라 만혼, 비혼, 저출산 등의 이슈와 연계한 연구와 미래전략 수립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안정된 양질의 일자리는 모든 가구에 중요한 행복 요인이지만 상대적으로 1인가구는 생활 수준과 일에 대한 만족도에, 다인가구는 일과 생활의 양립, 여가 등에 좀 더 영향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보고서는 1인가구는 도시, 농촌, 수도권, 지방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나타나므로 지역적 맥락과 공간적 여건을 고려해 구체적이고 세심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고령 1인가구를 위한 경제적 지원, 안정성 확보, 사회적 연결망 등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60대 이상 1인가구의 경우, 여성에 비해 남성의 행복감이 낮으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돼 남성 노인 1인가구에 대한 건강, 돌봄, 식생활 등의 사회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점도 짚었다.
무엇보다 기존 가족제도를 보완하는 지역사회와 국가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에서 1인가구 비중이 높음에도 노년기에도 편안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가족 기능을 지역사회와 국가가 담당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개인 단위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법과 세제 등 각종 제도는 여전히 가족 중심적이다. 지역 단위 커뮤니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 단위 공동체가 가족의 공백을 메우지 못해 우울, 돌봄 부재, 노인 빈곤, 고독사 등 사회문제 또한 발생한다.
결국, 이 분석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과 정서적 만족감, 행복감을 제고할 수 있는 새로운 사회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역사회와 국가의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