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네이버 주가가 9월 마지막 날 19만3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9일 19만6500원에 장을 마친 데 이어 이틀 연속 20만원을 밑돌았다. 네이버 주가가 2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5월 4일 이후 처음이다.
올해 초 네이버의 주가는 37만8500원에 장을 출발했는데, 벌써 주가가 48.88%나 하락했다. 지난 9월 한달간의 등락률도 -19.38%로 처참한 수준이다. 종가 기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9월 6일(45만4000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주가 하락의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도 가파른 기준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면서 성장주 투심이 악화했다.
미래 가치 기대감에 투자하는 성장주는 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으로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대체로 하락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먼 미래의 기대를 반영하는 성장주는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물론 네이버의 주가 하락을 꼭 금리 인상과 연결 지어서 설명하긴 어렵다. 성장주의 가격 흐름은 산업구조의 변화 추세를 큰 배경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복잡하고 수많은 인과 요인이 적용된다.
그런 점에서 성장주 네이버의 주가 하락은 유독 눈에 띈다. 같은 업종이자 경쟁사로 분류되는 카카오보다도 낙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20년 1월 초와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그때와 비교하면 카카오 주가는 85%가량 상승한 수치인데, 네이버 현재 주가는 2020년 1월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당시에도 네이버 주가는 18만~19만원대를 횡보하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표적인 언택트주로 꼽히면서 고공행진했던 주가 상승분을 2년 반 만에 반납했다는 뜻이다.
그사이 네이버에 변화가 없었던 건 아니다. 실적은 오히려 큰 폭으로 성장했다. 올해 2분기 매출 2조458억원, 영업이익 3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0.2% 증가했다. 특히 네이버의 분기 기준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은 2021년 라인이 소프트뱅크와 경영 통합을 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네이버의 주요 수익은 포털 광고수익(서치플랫폼)이었는데, 최근엔 서치플랫폼 이외의 모든 영역에서 높은 수익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과거 전체 매출 중 서치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달했지만, 지금은 50%를 밑돈다. 서치플랫폼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고 수익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얘기다.
리더십에서도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 올해 초 파격적인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했다. 최고경영자(CEO)에 1981년생인 최수연 사장을 앉혔다. 최 사장은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네이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4년간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했다.
이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2019년 네이버에 재합류해 글로벌 사업 지원을 총괄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다. 경영쇄신을 꾀하는 한편 글로벌 공략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변화였다.
이처럼 회사가 크게 변했음에도 네이버의 주가 수준은 다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복귀했다. 그사이 네이버에 투자한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말 네이버의 소액주주 수는 4만3622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6월 말 기준으론 97만3445명이 됐다. 90만명이 넘는 새로운 주주들 대부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을 거란 얘기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