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매년 4월 24일은 '실험동물의 날'이다. 지난 1979년 영국 생체해부반대협회(National Anti-Vivisection Society)가 처음 제안해 국제연합(UN)이 공식 기념일로 지정했다. 이날 동물실험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세계 곳곳에서 울려퍼진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동물실험 및 실험동물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은 372만 7163만 마리(2018년 기준)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1991년 '동물보호법'과 2008년 '실험동물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실험동물의 보호막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통받는 실험동물들이 존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에는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안(이하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동물대체시험법이란 동물을 실험에 사용하지 않으면서 첨단기술을 활용해 의약품, 화장품 등의 안전성 및 효과성을 평가할 수 있는 과학적인 시험법이다.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동물대체시험법 제정 촉구를 위한 '랄프를 구해줘' 전시 소식이 전해지며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전시 '랄프를 구해줘'는 오는 27일 국회 의원회관 2층에서 개최된다. 이 전시는 여야 국회의원 23명이 공동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과 한국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하 HSI)이 주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전시회 개막식에는 수년간 HSI 동물보호 활동을 응원해 온 방송인 샘해밍턴이 참석한다.
샘 해밍턴은 "'랄프를 구해줘'를 보고 실험에 이용되는 다양한 동물 종에 대한 여러 감정을 느꼈는데 많은 사람들이 보고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다"며 "전시회를 통해 동물을 대체하는 과학적인 방법이 많이 알려지면 좋겠고, 이런 변화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전시회를 공동주관한 남인순 의원은 "영화 '랄프를 구해줘'로 촉발된 선한 영향력이 멕시코를 북미 최초 '화장품 동물실험 금지' 국가로 만든 것처럼, 국내에서도 동물대체시험에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 <랄프는 구해줘>는 실험실에서 테스터로 일하는 토끼 '랄프'의 삶을 다룬 단편 영화다. 인터넷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웨비 어워드(The Webby Awards)'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지난 24일 실험동물의 날을 기념해 한국판이 공개됐다.
영화 '랄프를 구해줘' 제작자 HSI의 서보라미 한국 정책국장은 "랄프는 국내 4백여만 마리 이상의 실험동물을 대표하고 있지만, 랄프뿐 아니라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은 랄프를 대체할 수 있는 동물대체시험 기술"이라며 "대체시험 연구분야가 지원, 확산되도록 동물대체시험법 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시회는 ▲영화 '랄프를 구해줘 ▲동물대체시험법이란? ▲동물대체시험법 시연 ▲법 제정에 함께해주세요!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으며, 장기칩, 인체세포시험, 3D 프린팅 시험방법 등 동물대체시험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진행되며 신분증을 소지한 자는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시사캐스트]
[사진=남인순의원실/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