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면세점들이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정부가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체결을 추진하면서 해외여행 재개 시점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싱가포르, 대만, 태국, 괌, 사이판 등 방역신뢰 국가와 단체관광에 대한 트래블 버블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공항과 면세점의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으며 아울러 현재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한 특별입국 절차 외에 트래블 버블을 위한 별도의 ‘클린 존’을 마련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트래블 버블’에 설레는 면세점…영업 재개 시동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띄고 있다. 면세점들은 정부의 구체적인 트래블 계획이 나올 것을 기대하면서 늘어날 여행 수요에 대비해 내부적으로 마케팅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앞으로 백신 보급 및 트래블 버블 등으로 증가할 내국인 여행수요에 맞춰 여행사와의 협업을 통한 자가격리 해제 국가 대상 여행 패키지 구성, 비즈니스 출장객 대상 프로모션 등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트래블 버블을 대비해 서울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에 롱샴, 헬렌카민스키 등 해외패션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시켰다”며 “오는 9월 인터넷면세점 개편에 맞춰 항공사·여행사·카드사 등과의 공동 마케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 올해 4월 기준 1조5574억 원까지 회복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점들은 이미 회복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면세점 매출은 지난해 4월 9867억 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점차 회복해 올해 4월 기준 1조5574억 원까지 회복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58% 늘어난 수치다. 무착륙 관광 비행 등으로 내국인 매출이 늘면서다.
아직까지는 내국인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해외에도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 매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온다. 내국인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국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의 수요가 회복될지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면세점 관계자는 “빠르게 면세점 매출이 늘고 있고, 트래블 버블 체결되면 지난해 보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국내 면세점의 매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유커(중국인 관광객)와 따이공(중국인 보따리상) 등이 하이난성 면세 특구에서 쇼핑이 늘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멤버십 등급 선정 기준 변경… 최상위 등급잡기에 ‘혈안’
이런 가운데 면세점들은 앞 다투어 손님맞이를 위한 새로운 계획들을 구상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4일 온라인 멤버십 등급 선정 기준을 변경했다. 구매 금액에 따라 5단계로 나눴던 등급을 4단계로 축소했다. 구매 합산 금액을 낮추는 대신 구매 일수를 추가했다. 한 예로 기존에는 2년간 5천 달러 이상을 구매해야 최상위 등급이 됐으나, 2년간 4천 달러 이상만 구매해도 최상위 등급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구매 일수가 4일 이상 돼야 하는 조건이 생겼다.
이달 말까지 ‘심삿갖의 보물지도’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벤트 게시물의 이미지 곳곳에 숨겨진 단서를 찾아 최종 보물 계정 3개를 팔로우한 뒤 참여 인증 댓글을 달면 자동 응모된다. 추첨을 통해 총 3명에게 금 한 돈씩을 증정한다. 보물을 찾는 과정에 만나볼 수 있는 깜짝 이벤트를 통해 ‘다시 만난 세계’의 굿즈인 장우산, 버버리 향수 세트, 스타벅스 음료 기프티콘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인기 상품과 할인 상품 한곳에 모아놓은 팝업스토어 열고 다양한 혜택 제공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30일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에 출국 정보를 입력하고 문자를 수신한 고객에 인천공항점에서 사용 가능한 H선불카드 2만5000원권을 지급한다.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총 구매 금액에 따라 최대 95만원까지 ‘H선불카드’로 돌려주는 ‘페이백 이벤트’도 진행한다. 무역센터점에선 인기 상품과 할인 상품을 한곳에 모아놓은 팝업스토어 ‘H랜딩존’을 열고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특히 신규 가입시 평생회원으로 가입하면 바로 ‘VVIP’ 등급이 주어지며 올해 말까지 매달 5000원 적립금과 12% 할인쿠폰을 증정한다. 온·오프라인 구매 시 최대 20% 할인해주는 ‘블랙 멤버십’도 연말까지 부여한다. 가입 후 첫 구매를 하면 모바일적립금과 H선불카드도 추가로 증정한다.
중국 女心 사로잡은 뷰티계의 왕좌 ‘LG생활건강’
이런 가운데 면세 매출 규모가 큰 LG생활건강의 2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작년 대비 2배 이상(+116%) 늘어난 51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증권가에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2분기는 코로나19 여파로 화장품 업황, 특히 면세점 매출이 바닥을 쳤던 시기로 기저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최근 따이궁(중국 보따리상)을 통한 매출이 급격히 회복되는 흐름이다. 면세 채널에서 LG생활건강의 '후'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는 월별 면세점 화장품 매출 성장률 상위 3위권 이내에 매달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중국 보따리상의 하장품 매출 성장은 2021년 말까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며 “백신 효과로 올해 4분기부터 출입국자가 증가하면 내년에는 일반인의 면세점 화장품 매출 성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