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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한바퀴] 당신의 이야기로 책을 만들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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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 한바퀴] 당신의 이야기로 책을 만들어 드립니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04.17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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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가치를 실현하는 Another W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평범한 내가 작가가 되고, 특별하지 않은 나의 일상이 스토리가 된다면 어떤 느낌일까?

평범함과 특별함은 한 끗 차이다. 타인과 나의 삶은 언뜻보면 달라 보이지만, 사실상 크게 다를 바 없다.

누구나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아간다. 단지 이 모든 감정은 겉으로 표출되지 않기에 우리는 타인의 삶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을 뿐이다.
 
'내 삶은 왜 불안의 연속일까?'
'모두가 행복해 보이는데 나는 왜 이런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혼자만의 생각이 때로는 슬픔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에게는 소통과 공감의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타인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또 나와 전혀 다른 모습의 타인에게서 묘한 끌림을 느끼고, 인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일상적이지 않다.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잘 모르는 낯선 이라면 더욱이 그러하다.

[평범한 이야기에 가치를 얹다, Another W]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Another W'에서는 사람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오간다. 타인과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그럴만한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 이들이 Another W를 찾는 손님이다.

Another W의 대표 프로그램은 '함쓰북'이다. 동일한 소재에 대해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 이를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프로그램이다.

'평범한 내가 작가가 된다고요?'

우리도 각자의 인생에 있어 셀럽이다. 인생 스토리에는 저마다의 특별함이 있다.

"인도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는 세상의 단 하나뿐인 모험기가 되고, 152번 입사지원서를 고쳐 쓴 이야기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생생한 현실입니다" -Another W

사람들의 이야기에는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무언가가 있다. 그 무언가는 누군가에게 감명을 주고, 위로가 되며, 삶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값진 것이다.

Another W는 세상에 하나뿐인 사람들의 이야기로 책을 엮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책은 약 3개월 동안 6번의 모임을 통해 완성된다. 각자 글을 쓴 뒤 피드백 모임을 갖고 글을 보완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 때 글을 쓰면서 힘든 점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서로 글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독자로서의 의견을 제시하며 더 나은 글을 만들어낸다.

최종 글이 마감되면 본격적으로 편집 작업에 들어가고, 책이 인쇄되기까지 약 1달이 소요된다. 편집 과정이 완료되면 작가만을 위한 초판을 인쇄하고 샘플북 행사를 진행한다. 이 때는 본 인쇄 전 수정 사항을 최종 점검하게 된다.

샘플북 작업까지 마치면 Another W에서 모임 참여도, 책의 통일성, 글의 재미도를 평가해 출판 계약을 진행한다. 이후 최종 판매용 책으로 출간돼 Another W와 지역의 각 독립서점을 통해 판매되며, 일정 부수 이상 판매 분에 대해서는 인세가 정산된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책을 엮어내므로, 혼자 책을 만든다는 부담감을 갖지 않아도 되고, 서로의 글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보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낼 수 있다.

또 무엇보다도 책을 엮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소통, 그리고 이해와 공감으로 삶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낼 수 있다. 타인과 일상적 이야기를 공유하다 보면 밝은 감정이 발현되기도 한다.

현재 함쓰북을 통해 출판된 책으로는 ▲겨우 이런게 행복(요즘 젊은이들이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의미) ▲있잖아(마음 속에 숨겨둔 상처에 대한 용기 있는 고백) ▲나를 키운건 팔할이 바람이다(글로 그린 자화상, 나에 대한 탐구) ▲아는 사람 이야기(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 속의 내 이야기) ▲그리고 그리다(여행에세이,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생각들) 등이다. 대부분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이며, 생생한 삶이 담긴 이야기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밖에도 Another W에서는 특별한 소통 모임, 스토리피플과 독서모임 'Another R'이 진행된다.

지난해 11월 스토리피플의 첫 테마는 '여행'이었다. 색다른 장소, 색다른 방법으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다. 생생한 경험이 담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은 실용적인 여행 정보를 얻고, 여행 중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기도 한다.

3~8명의 소수 인원으로 진행돼 소외되는 이 없이 모두가 소통의 주체가 된다.

매달 진행되는 독서모임은 지정된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시간이다. 2부로 나누어 진행되며, 1부에서는 책 전반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나누고, 2부에서는 각자 선택해 온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야기의 고리를 연결해간다.

Another W에서 진행하는 함쓰북과 스토리피플, 독서모임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블로그, SNS를 통해 안내되고 있다.

말과 글은 소통의 도구다. Another W에서는 소통의 도구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편안한 분위기에 사람들은 마음의 문과 함께 꾹 다문 입을 열고, 어둠 속에 갇혀있던 값진 이야기와 감정을 풀어낸다.

허름해 보였던 공간이 리모델링을 통해 럭셔리한 분위기를 담아내는 것처럼, 평범한 일상 역시 의미있는 프레임과 정제된 언어로 다듬어지면 특별한 스토리가 된다.

이 스토리는 많은 이들에게 전해져 현실 공감을 일으키고 타인의 삶을 위로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희로애락의 쳇바퀴 안에서 즐기며, 때로는 버티며 살아가는 동일한 존재임을 인정하게 된다.

Another W에서는 가치 있는 이야기가 공유된다. 사람들이 잠시 쉬어가며, 일상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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