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최대 고민은 바로 ‘청년 인구 유출’이다. 점차 가속화되고 있는 탈(脫)지방 현상은 지역 경제 위축, 인구 감소, 저출산, 고용환경 악화, 일자리 감소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낳는다. 젊은 층이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 내 고용 불안정’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자금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는 땜질식 행정에 불과할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4차산업 혁명의 핵심기술인 인공지능(AI)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AI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고 선포하고 나선 김석환 홍성군수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청년층의 일자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탈(脫)지방→도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4차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기업들을 대거 유치하고, 지역대학과 연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양성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지자체가 해야 할 진정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홍성지역 최초 3선 도전에 성공한 김석환 군수는 당선 당시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지역의 특성을 살리고 지역의 현안사업을 중단 없이 해결하며 누구나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공정사회 그리고 나눔의 가치를 알고 함께 사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충남의 중심, 살기 좋은 홍성을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진 바 있다.
그의 다짐대로 현재 홍성군에서 추진 중인 공약사업 128개 가운데 정상추진 중인 공약은 123건, 완료 및 계속 추진 중인 공약은 5건으로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평가 결과 2015년 SA등급, 2016∼2019 A등급을 받는 등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실적인 청년지원 정책으로 인구 유출 막는다
홍성군이 인구 10만 명을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으로 청년 사업 지원, 출산 장려금 상향 조정, 전입 축하금 인상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는데,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바로 ‘청년지원 사업’이다.
현재 홍성군에서 추진 중인 청년지원 사업으로는 △청년창업 네트워크 지원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 △청년 마을 조사단 운영 △홍성형 일자리 군민채용인턴제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폐창고를 활용한 30억원 규모의 창업공간 ‘잇슈창고’다.
홍성군은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19년 인구감소지역 통합지원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 30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종 5곳 중 충청도에서는 홍성군이 유일하게 선정됐으며, 광천읍 대평리에 있는 옛 정부양곡 수매창고를 활용하여 홍성복합문화창업공간 ‘잇슈창고’를 조성 중이다.
김석환 군수는 “잇슈창고는 홍성군과 청운대학교 박두경 교수(디자인싱킹센터장)가 주도적으로 참여해 거둔 관학협력의 성과”라며 “지역특화 6차 산업을 기반으로 한 착근형 청년 창업가를 육성하고, 지역주민과 외지인들과의 소통·교류·휴게 기능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잇슈창고는 ‘잇슈워킹펍’, ‘잇슈놀이터’, ‘잇슈하우스’ 등 총 세 가지의 콘셉트로 계획됐다.
첫 번째 콘셉트인 ‘잇슈워킹펍’은 창업, 창작, 전시, 공연, 촬영 스튜디오, 영화 관람 등을 할 수 있는 청년 창업 공유공간과 레스토랑, 펍 운영 및 홍성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두 번째 콘셉트인 ‘잇슈놀이터’는 아이는 미세먼지 걱정 없는 실내 놀이터에서, 부모는 북카페에서 아이가 노는 걸 보며 책을 볼 수 잇는 친환경 놀이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세 번째 ‘잇슈하우스’는 외지 청년들이 홍성지역을 머물면서 돌아볼 수 있도록 게스트하우스와 지역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6차 산업 중심의 창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쉐어하우스를 갖춘 지역 착근형 창업공간으로 계획됐다.
김 군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청년층의 도시 이주 현상을 해소하고 청년의 창업과 정착, 귀촌 활성화에 힘을 쏟아 청년이 살기 좋은 홍성, 청년이 함께 만들어가는 홍성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내포신도시에 AI 데이터센터 유치, 산·관·학 협약 체결
2022년 3월, 홍성군 내포신도시 첨단산업단지에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홍성군은 4차 산업 혁신선도와 미래인재 양성을 위해 청운대학교, 솔리스아이디씨 주식회사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산·관·학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 26일 청운대학교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김석환 군수는 “내포신도시 첨단산업단지에 AI 데이터센터와 연관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AI 관련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및 전문 인력 양성 등 홍성군이 4차 산업 기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우종 청운대학교 총장 역시 “향후 인공지능(AI) 운영학과를 개설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학문을 목표로 지역사회에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을 지역대학에서 직접 양성해 청년 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세계 각국에 50여개의 데이터센터를 건립하여 지역에서 미리 양성한 인재를 세계 각국으로 배출하는 것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완공되면 청년 인구증가와 군내 취업환경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금년 내로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받아 중앙단위 기관 10개 이상을 유치하여 기관 정원의 30%를 지역 대학생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석환 군수는 민선 6기에 유치한 75개 업체에서 1,861억원을 투자 유치해 1천여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무역사절단을 동남아에 파견하여 88억원의 수출계약을 맺었으며, 올해에는 미주지역에 파견하여 지역특산품의 판로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일자리 창출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이루어질 계획이다. 홍성군에 따르면 2022년까지 507억원을 일자리 창출사업에 투자하여 고용률을 68%까지 끌어올리고, 청년 고용률은 32.5%, 여성 고용률은 57.9%까지 높일 계획이다.
또한 홍성군에서는 7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창농에 관심 있는 49세 이하의 도시청년들을 대상으로 초보 농부의 지역 정착 및 일자리 제공을 위해 단계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2030청년 농부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밖에도 청년들의 단계적 성장을 돕고 농장운영을 경험할 수 있는 ‘인큐베이션 팜’, 독립기 실천농장, 거점형 팜스쿨(쉐어농장) 등도 운영 중이다.
이에 김석환 군수는 “지역 청년들의 유출을 막고 외지 청년들이 고향처럼 안착할 수 있는 젊은 홍성을 만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청년 시책사업을 확대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