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주 기자)
봄기운이 넘실대며 한동안 추위에 움추렸던 사람들을 일깨운다. 계절의 변화를 핑계 삼아 특별한 일상을 꿈꾸는 이들에게, 서울의 안식처를 소개한다.
서울 종로구에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유일무이한 여관 건물이 자리하고 있다. '보안여관'에는 80여 년의 긴 세월 속 이곳을 오간 많은 이들의 추억이 묻어 있다.
현대적인 건물 사이에 돋보이는 허름한 간판은 서촌 골목을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보안여관은 과거 우리나라 문학의 거장들이 문예동인지 '시인부락'을 창간했던 곳이자, 화가 이중섭, 시인 이상이 자주 머물렀던 곳이다.
2004년까지 여관의 기능을 이어오며 일반객들을 비롯해 예술인들의 휴식처 및 작품 창작 공간으로 이용됐던 이곳은, 지난 2007년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보안여관 옆으로 연결된 '보안1942'는 복합문화공간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1층에는 차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카페 '일상다반사'가 있다. 카페에서 선보이는 전통차와 전통주 칵테일 등 한국적인 메뉴가 일반 카페와 차별화를 이룬다. 통유리로 보이는 고즈넉한 풍경은 산란한 마음을 진정시키는 특효약이다.
보안1942 2층에는 '보안책방'이 있다. 아트북, 연대별 도서 등 다양한 책이 구비돼 있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독서를 하며 안식을 취한다. 통유리 창문을 통해 경복궁 영추문이 보인다. 그림같은 풍경은 독서하기 좋은 환경을 형성한다.
보안책방과 보안여관은 구름다리를 통해 연결된다. 보안책방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냈다면, 보안여관에서 진행하는 전시를 관람해보는 것도 시간을 보내는 좋은 방법이다.
보안여관 아트 스페이스 보안1(구관 전시장)에서는 지난 3월18일부터 라자스탄의 우물(Well of Rajasthan) 전시가 진행 중이다. 강경구, 김성호, 김을, 안창호 작가가 참여한 이번 전시는 인도의 자이푸르, 조드푸르, 자이살메르를 지나 타르 사막에 들어가는 긴 여정의 순간 순간을 담았다. 동일한 장소와 풍경을 바라본 작가들이 각자의 느낌대로 풍경과 인물, 자연과 자아를 표현했다.
전시장 내부는 다소 음산한 분위기지만, 묘한 느낌의 작품을 해석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이 밖에도 보안1942 3층과 4층에서는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보안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푹신한 침구류, 풍경을 담은 통유리까지, 마음의 평온을 찾기에 부족함 없는 공간이다.
보안1942 지하 2층에는 은밀한 공간이 숨겨져 있다. 낮에는 독서를 하는 문화공간, 밤에는 술을 마실 수 있는 바(bar)로 꾸며져 취향에 따라 공간을 즐길 수 있다.
굳이 먼 곳을 가지 않아도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다. 요즘에는 지역 곳곳에 위치한 동네책방도 특색을 살려 다채롭게 운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네책방 한바퀴' 휴(休)나들이로 특별한 일상의 추억을 만드는 일이 가능해졌다.
[사진=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