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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나의 ‘잡(JOB)'다한 스토리 ⑦성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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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 나의 ‘잡(JOB)'다한 스토리 ⑦성우 편
  • 이현이 기자
  • 승인 2019.10.02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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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현이 기자)

성우 14년차의 백승철(좌측) 씨와 4년차 최결 씨.
성우 14년차의 백승철(좌측) 씨와 4년차 최결 씨.

무언가를 ‘잘’해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노력이 뒤따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눈앞에 보여 지는 결과만으로 판단하기에는 그 뒤에 감춰진 노력의 시간이 길고도 깊다. 우리는 늘 ‘잘’하고 싶지만, 그만큼 하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했는지는 각자 생각해볼 문제다.

나의 '잡(JOB)'다한 스토리' 이번 편에서는 성우가 되기 위해, 그리고 성우가 된 이후에도 꾸준한 자기계발과 역량개발을 이어가는 KBS 공채 출신의 14년차 성우 백승철(47) 씨와 4년차 성우 최결(30) 씨의 잡(JOB)다한 이야기를 준비했다.

[성우 백승철·최결 씨와의 즉문즉답]

백승철 씨가 녹음실에서 녹음을 하고 있다.

Q. 성우는 어떤 직업인가요?

A. 성우는 목소리로 연기를 하고 목소리로 세상을 표현하는 직업입니다. 때로는 내레이션을 통해 시사, 과학, 자연 등 많은 분야의 이야기를 풀어내야 하고 때로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귀여운 동물이 되었다가 무서운 괴물이 되기도 하는 등 목소리를 통해 많은 것들을 표현해야 합니다. 아나운서의 여러 특징과 배우로서의 깊은 감성이 고루 필요한 ‘종합 방송인’이라고 할 수 있는 직군입니다. 1954년 KBS를 통해 성우가 활동하기 시작했고 현재 약 1,000명의 성우가 활동 중입니다. 

Q. 성우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A. 현재 성우 시험을 실시하는 방송사는 KBS, EBS, 대교방송, 투니버스, 대원방송 등 5곳이며, KBS는 매년 그리고 다른 방송사는 2~3년에 한번 씩 공채성우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성우 지원자는 본인의 특성과 하고자 하는 바를 결정하고 원하는 방송사에 시험을 응시하면 됩니다.

KBS의 경우 총 3차로 시험이 진행됩니다. 1차에서는 지원자의 목소리가 담긴 파일을 제출하는데 여기서 합격한 인원에 한해 방송사 스튜디오에서 2차 현장 시험이 치러집니다. 현장 시험은 심사위원들 앞에서 지원자가 직접 연기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2차 합격자들은 몇 가지 질의응답 등 면접이 실시되는 3차 시험까지 통과하면 해당 방송사의 공채성우로 합격하게 됩니다.

공채성우로 합격하게 되면 2년 동안의 전속기간을 거쳐야 합니다. 5개의 방송사가 동일한 기간을 갖습니다. 이때 전속성우는 (사)한국성우협회의 ‘준 협회 성우’ 신분이며, 해당 방송사의 제작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협회 준회원으로서 매년 성우협회 연수회 참여 등 선후배간의 다양한 교류를 하게 됩니다. 

2년의 전속기간을 마친 성우들은 ‘협회성우’로서의 자격과 권리를 부여 받게 받으며 프리랜서 성우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공채성우로 합격한 후 2년의 시간이 흐르면 모두 프리랜서 성우인 것입니다.

성우 뮤지컬팀의 공연 '라스트 콘서트'에서 백승철 씨가 열연을 펼치고 있다.

Q. 성우는 어떤 일들을 하나요?

A. 외화 및 애니메이션 더빙은 물론 TV 내레이션, 라디오 드라마, 오디오 북, 게임, TV 광고, 라디오 광고, MC, DJ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합니다.

Q. 성우들의 목소리가 예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은데, 최근 현장에서 선호하는 목소리는 어떠한가요?

A. 시대가 많이 달라지긴 했죠. 저렴하면서 성능이 좋은 방송장비들도 많아졌고, 개인방송도 많이 접하고 있는 시대이고 장르의 경계가 허물어져서 가수도 TV 내레이션을 하고, 연극배우가 영화도 하는 경우가 이제는 당연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미 다양한 소리들이 매체를 통해 노출되고 있어서 청취자들도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졌습니다. 청취자들이 듣기 편하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추구하면서 성우들의 목소리도 시대 요구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갖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성우는 예나 지금이나 선호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KBS 성우극회의 '시와 음악이 있는 밤' 행사에서 뮤지컬 무대에 오른 백승철 씨(좌측에서 세번째).

Q. 수입은 어떠한가요?

A. 방송사 전속기간에는 기본급에 출연수당이 더해진 급여를 받았습니다. 프리랜서가 되면서 기본급은 사라지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소득이 달라지는데 자신의 능력을 다양한 장르에서 발휘한다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목 관리는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A. 성우에게 목 상태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목이 건조하지 않고 촉촉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늘 수분 보충에 힘쓰며, 감기에 갈리지 않기 위해 항상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만일 감기에 걸렸다면 빠른 치료를 위해 애쓰기도 하며 기본적으로 몸의 긴장을 풀고 이완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건강하고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좋은 소리가 나오니까요.

Q. 성우 목소리, 타고나야 하나요? 훈련으로도 가능한가요?

A. 안정적인 톤과 편안한 소리를 전제 조건으로 둔다면 ‘평범한’ 목소리도 훈련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타고난 목소리라면 더욱 좋은 조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발성 발음 훈련으로 소리가 좋아진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성우들 사이에서도 훌륭한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끊임없이 자신을 연마한다면 연차가 거듭될수록 더 좋은 소리, 깊은 내공이 생기기도 합니다. 

성우 백승철 씨.

Q.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뭔가요?

A. 백승철: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제이크와 네버랜드 해적들>에서 맡았던 실수투성이 해적 ‘본즈’ 역할과 <유니키티>에서의 리처드, 극장판 애니메이션 <몬스터대학교>에서 눈이 다섯 개 달린 포동포동한 ‘스퀴시’ 역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맡았던 캐릭터들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땐 뿌듯함과 보람이 더 느껴지기도 하죠.

최결: 일본영화 <당신이어서 고마워요> 더빙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그만큼 기억에도 많이 남습니다. 치매 어르신의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낸 작품인데, 그 작품을 통해 성우로써 한 단계 더 성숙해진 계기가 됐습니다.

Q. 요즘은 어떤 일을 하시나요?

A. 최근엔 주로 오디오 드라마 콘텐츠와 라디오 광고, 게임, 애니메이션 더빙 등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성우 공연 팀 ‘더 매너스’를 결성해, 공연준비에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성우 공연팀 '더 매너스' 멤버 권도일, 최결, 이정민, 백승철 씨.(좌측부터)
성우 공연팀 '더 매너스' 멤버 권도일, 최결, 이정민, 백승철 씨.(좌측부터)

Q. 성우 공연팀 ‘더 매너스(The MAN+US)’는 어떤 팀인가요?

A. 우선 더 매너스는 두 가지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맨+어스> 제 자신과 저를 응원하고 바라봐 주시는 팬 분들이라는 의미, 그리고 연음발음을 하면 <더 매너스>인데 매너 있는 사람들로서 소리를 통해서 그리고 우리의 행동을 통해서 더욱 매너 있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는 큰 뜻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저희 공연 팀은 무대를 통해 팬 분들과 소통하고 싶은 열망이 있던 친분이 있는 성우들로 결성한 팀으로, 권도일 씨, 이정민 씨와 함께 저희 두 명(최 결 씨 ·백승철 씨)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했습니다. 지난 봄 첫 공연 당시 많은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어 이번 가을 공연도 팬들과 멋진 시간을 함께 하고자 곧 다가오는 5일과 6일 모두 오후 3시/7시 총 4회 공연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 매너스 공연의 레퍼토리는 노래에 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성우이기에 라디오 드라마 연기를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보여 드리며 시 낭송과 토크쇼 등 2시간 동안 저희들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그 중 프리토크 코너에서는 각종 작품을 녹음할 때 어떤 방법과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는지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할 예정이어서 성우 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Q. 더 매너스의 다른 활동 계획도 있나요?

A. 올해 봄·가을 공연을 시작으로, 팬들과의 더 많은 공감과 소통을 위해 꾸준히 공연을 기획하고 준비할 계획입니다. 지난 6월 22일에는 기부 플랫폼 스콘(SCON)을 통해 팬 분들과 함께 자선행사를 하기도 했는데 행사 수익금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집 다운 집으로’ 캠페인에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여러 방면에서 성우로서 받아온 사랑에 보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겠습니다. 

'더 매너스' 팬이 그린 그림.
'더 매너스' 팬이 그린 그림.

Q. 성우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나요?

A. 성우는 멋지거나 예쁜 목소리 하나만으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로 연기를 해야 하고 그 목소리 연기를 통해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연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과 사람, 직업, 사건 등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필요합니다. 극 안에서 처해진 상황과 정서를 이해해야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애정 어린 눈으로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고 느끼며 자신만의 것으로 채워나간다면 연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발성 발음 훈련도 매일 꾸준히 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성우 되는 것이 목표라면 내 시간을 꾸준히 많이 할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학 수능 공부할 때만큼의 노력이라면 꼭 되시리라 믿습니다.

시간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수동적인 짧은 연습만으로는 성우가 되는데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본인에게 맞는 연습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고 꾸준함도 중요합니다. 힘들 때 주저앉지 마시고 끝까지 힘내시기 바랍니다. 

[사진=성우 백승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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